압구정 신현대…코뼈 부러져
경비원이 분신해 숨진 뒤 동료 경비원들에 대한 해고 결정까지 나온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 입주민이 경비원을 폭행해 코뼈가 내려앉는 일이 벌어졌다.
11일 서울 강남경찰서와 피해 경비원의 말을 종합하면, 전날 저녁 6시20분께 이 아파트 입주민인 20대 남성이 정문 경비원인 이아무개(56)씨를 정문 상가로 불러냈다. 이 남성은 이씨에게 “왜 쳐다보느냐”며 따졌고, 이씨가 “쳐다본 적 없다”고 하자 갑자기 얼굴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고 발길질을 했다고 한다.
폭행을 목격한 아파트 주민들이 관리사무소에 알렸고, 이씨는 곧바로 근처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이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가해자와 그 가족들이 사과하자 피해자 진술서에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전치 5주의 진단을 받았지만 정문 초소를 비워둘 수 없다며 치료를 받은 뒤 다시 초소로 돌아가 이튿날 새벽 6시까지 근무한 뒤 퇴근했다고 한다. 이씨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폭행으로) 제대로 말하기가 힘들다”고 했다. 이건화 강남경찰서 형사과장은 “아직 피해자 조사를 못했다.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절차에 따라 처리할 예정“이라고 했다.
앞서 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지난 3일 기존 아파트 관리업체와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사실상 해고된 이 아파트 경비원들은 고용 승계와 관련해 파업을 예고하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조정 절차를 밟고 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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