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동포 신은미 씨가 경찰에 출석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지금처럼 경색된 남북관계를 연결해주는, 평화로운 관계의 연결고리가 되는 것이 해외동포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북한에 가서 남한 동포들의 생활을 전하고, 남한에 와서는 이북 동포들의 삶을 전하는 것은 해외동포들이 가진 ‘서글픈 특권’이다.”
방북 경험을 전하는 ‘토크콘서트’를 진행했다가 ‘북한을 찬양·미화했다’는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고발당한 재미동포 신은미(53)씨가 14일 경찰에 출석해 조사받았다.
신씨는 오후 3시께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 변호인과 함께 출석했다. 1층 로비에서 기자들에게 둘러싸인 신씨는 경찰 조사까지 받게 된 심경을 묻는 질문에 “그동안 내가 우리 모국을 짝사랑해왔나(싶다). 배신감이 든다. 가슴이 아프다”며 눈물을 보였다. 그는 “2011년 10월 여행객으로 방북한 뒤 같은 내용으로 대학 등을 돌며 강연을 했다. 왜 이번만 논란이 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국가보안법을 어긴 부분이 있으면 처벌받겠다. 하지만 모국를 해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 양심에 손을 대고 생각해봐도 그렇지가 않다”고 했다.
탈북 여성들이 제안했다는 ‘북한 진실 끝장토론’을 거부한 이유에 대해서도 “내가 여행객으로 보고 온 북한을 ‘북한의 전부’라고 얘기한 적이 없다. 탈북자들이 어렵고 힘들게 살아온 북한도 분명히 북한이다. 어떤 게 진짜 북한이냐, 누가 옳으냐를 토론하는 것은 평화통일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청 보안수사대는 신씨를 상대로 지난달 19일 서울 조계사에서 열린 ‘신은미&황선 전국 순회 토크 문화콘서트’에서 발언한 내용에 북한 찬양의 의도가 있었는지를 조사했다. 특히 신씨가 2011년 이후로 6차례 방북해 누구를 만나고 어디를 갔는지 등 당시 행적을 추궁했다.
한편 전북 익산경찰서는 신씨와 황선 전 민주노동당 부대변인의 토크콘서트 행사장에서 사제 폭발물을 던져 사람을 다치게 한 혐의(폭발성물건파열치상) 등으로 오아무개(17·고3)군을 구속했다. 오군은 경찰 조사에서 “저 때문에 다친 분들께 죄송하다”고 했다.
진명선 기자, 전주/박임근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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