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겠습니다
야구선수 꿈꾸던 중근에게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사랑하는 아들에게.
사랑하는 아들이 집에 없어도 네가 사용하던 물건은 모두 그대로 있네. 사진 앞에는 네가 좋아했던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선수들이 사인해준 야구공이 그대로 있단다. 엄마는 날마다 아들이 보고 싶다고 중얼거리다가 눈시울을 적시기도 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단다.
아들아, 너무나도 보고 싶다. 베이스 기타를 치던 모습이 너무 멋졌는데. 아빠는 차에 네 명찰과 사진을 항상 걸고 다닌다. 퇴근 후에는 세월호 가족들 간담회에 열심히 다니며 하루를 보낸단다. 형은 내년 1월 중순이면 군대에 간단다. 아들을 보내고 아픔이 이렇게 큰데 아들을 군대에 보내야 하다니….
6월8일 밤 11시20분에 ‘292번’으로 발견돼 네 얼굴을 보지도 만져 보지도 못하고 그냥 보내야만 해서 가슴이 찢어지게 아프구나. 아들이 없는 생일파티를 하는 슬픈 시간을 보냈지. 금방이라도 “배고파요, 밥 주세요” 하며 네가 문을 열고 들어올 것만 같은데….
야구 하는 것이 꿈이었던 아들, 천국에서 야구선수가 돼 있을 거라고 생각해. 나중에는 경찰대를 가겠다고 했지. 엄마에게는 수다쟁이처럼 조잘조잘 이야기를 잘했던 아들. 아들이 너무 보고 싶다. 천국에서 친구들과 건강히 잘 지내고,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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