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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지록위마’…교수들이 선정한 올해의 사자성어

등록 2014-12-21 17:27수정 2014-12-21 21:59

‘비선 실세 의혹’ 등 본질 비켜간 청와대 태도 빗대
“이 말이 생긴 이래 올해만큼 맞아떨어진 적 없어”
교수들이 올 한해를 되돌아보는 사자성어로 ‘지록위마’(指鹿爲馬)를 꼽았다. ‘비선 실세 의혹’ 등 본질을 비켜간 청와대의 태도를 빗댄 것이다. 사진은 정윤회씨가 지난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하고 있는 모습.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교수들이 올 한해를 되돌아보는 사자성어로 ‘지록위마’(指鹿爲馬)를 꼽았다. ‘비선 실세 의혹’ 등 본질을 비켜간 청와대의 태도를 빗댄 것이다. 사진은 정윤회씨가 지난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하고 있는 모습.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한다’는 뜻의 ‘지록위마’(指鹿爲馬)가 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꼽혔다. 비선 실세 의혹, 세월호 참사 등에서 본질을 비켜간 청와대와 정부의 태도를 지록위마에 빗댄 이들이 많았다. 박근혜 정부 첫해인 지난해에는 정치 퇴행을 지적하는 ‘도행역시’(倒行逆施)가 선정된 바 있다.

<교수신문>은 8~17일 교수 724명에게 올해의 사자성어를 물은 결과, 201명(27.8%)이 지록위마를 택했다고 21일 밝혔다. 구사회 선문대 교수(국어국문학)는 “이 고사성어가 생긴 이래 올해 한국 사회만큼 맞아떨어진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청와대는 옛날로 치면 왕이다. 비선 실세 의혹 등에서 국민이 알고 싶은 것은 밝히지 않고 본질을 호도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선택 이유를 밝혔다. 조돈문 가톨릭대 교수(사회학)는 “정부가 세월호 참사를 ‘사고’로 규정해 진실 규명을 외면하는 것은 국가의 실패를 감추기 위한 거짓말”이라고 했다.

사자성어 추천위원인 곽복선 경성대 교수(중국통상학과)는 “수많은 사슴들이 말로 바뀐 한 해였다”며, 자기 말만 하는 진보와 보수, 정치권, 언론, 진영논리 등의 혼돈을 추천 이유로 들었다.

지록위마는 사마천이 쓴 <사기>의 ‘진시황본기’에 나오는 고사성어다. 진시황이 죽고 어린 아들 호해가 뒤를 잇자 환관 조고가 실권을 잡았다. 조고는 자기에게 순종하지 않는 자들이 누구인지 떠보려고 황제에게 사슴을 바치며 말이라고 했다. ‘사슴’이라고 바른말을 한 신하들은 조고에게 모함을 당해 화를 입었다. 이후 지록위마는 윗사람을 농락해 권세를 휘두르거나 권력을 이용해 잘못된 것을 끝까지 우긴다는 뜻으로 쓰인다.

9월에는 대선 때 댓글 여론 공작과 관련해 기소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무죄를 선고한 법원 판결을 두고 현직 부장판사가 “상식과 순리에 어긋나는 ‘지록위마’의 판결”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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