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수단 “북한 소행 가능성도”

22일 오후 경북 경주시 양남면 월성원자력본부 교육훈련센터 모의제어반에서 열린 ‘사이버공격 대비 모의훈련’에서 월성 원전 직원들이 사이버 공격이 발생했을 때 발전소가 안전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대응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경주/연합뉴스

유출 용의자 신원확인 수사 집중

한국수력원자력 원전 도면 유출을 수사하는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단장 이정수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장)은 유출 용의자의 트위터 계정이 미국에서 등록된 사실을 확인하고 미 수사당국에 공조수사를 요청했다고 22일 밝혔다. 합수단 관계자는 “용의자가 상당한 실력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북한 당국의 소행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합수단은 유출 용의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합수단은 이 인물이 15일 인터넷 포털 네이버에 개설된 블로그에 ‘Who am I?’라는 문구와 함께 월성 1호기의 감속재 및 배관 도면을 올린 데 이어, 트위터를 통해 한수원과 정부를 비웃는 글귀와 함께 고리 1·2호기 공기조화계통 도면 등을 추가 공개한 사실을 확인했다.

합수단은 용의자가 처음 블로그에 글을 올릴 때 대구 지역 거주자의 아이디(ID)를 도용한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관을 급파해 조사하고 있다. 이 용의자는 복수의 아이디를 쓰고 있고, 추적된 아이피 주소 역시 국내와 일본·미국 등에 다양하게 분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용의자가 신원을 감추기 위해 아이피를 우회하거나 유동 아이피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아, 추적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합수단은 또 고리와 월성 원전에도 수사관을 보내 한수원 관리 직원과 네트워크 보안관리 협력업체 관계자 컴퓨터 등을 임의제출받았다고 밝혔다. 합수단은 이날 직원들을 상대로 유출된 자료의 작성 시점과 관리 상황, 외부 침입에 대비한 보안 상태를 조사했다.

노현웅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