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두 명 이어 오늘도 두 명이 되돌려줘
뿌려진 800여만원 가운데 170만원 돌아와
뿌려진 800여만원 가운데 170만원 돌아와
연말 대구 도심에서 안아무개(28)씨가 5만원권 지폐를 뿌린 사건이 일어난 뒤 돈을 돌려주는 사람들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31일 사흘 만에 처음으로 2명이 돈을 돌려준 데 이어, 2일에도 돈을 되돌려준 사람 2명이 나타났다. 지금까지 사람들이 주워갔던 돈 800여만원 가운데 170만원이 주인 안씨에게 되돌아갔다.
2일 오후 3시께 대구 달서경찰서 송현지구대에 한 60대 여성이 찾아와 5만원권 지폐 1장을 내놨다. 곧이어 한 20대 남성도 송현지구대를 찾아 5만원권 지폐 10장(50만원)을 경찰에게 건넸다. 이들은 별말 없이 “지난번 돈을 주워간 사람인데 주인에게 돈을 돌려달라”는 짤막한 말만 남겼다.
앞서 지난달 31일 저녁 7시30분께에도 한 30대 남성이 송현지구대를 찾아와 5만원권 지폐 20장(100만원)을 근무중이던 경찰에게 건넸다. 이어 한 시간 뒤에는 한 40대 여성이 송현지구대를 찾아와 5만원권 지폐 3장(15만원)을 돌려줬다.
이 사건은 정신이상 증세가 있던 안씨가 지난 29일 낮 12시50분께 대구 달서구 송현2동 지하철 1호선 송현역 2번 출구 근처에서 5만원권 지폐 160여장(800여만원)을 뿌리면서 시작됐다. “돈이 뿌려져 난리가 났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이 5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지만, 5만원권 지폐는 단 한 장도 남아있지 않았다. 행인과 운전자들이 순식간에 돈을 가지고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후 이 돈은 안씨가 할아버지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4700만원의 일부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안씨의 할아버지는 평생 고물을 수집해 모은 돈을 손자에게 물려줬다는 안타까운 사연까지 알려졌다. 대구지방경찰청은 30일 오전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안씨의 이런 사연을 알리며 “당시 사정을 모르고 돈을 습득하신 분은 경찰서로 연락주셔서 원주인에게 돌려주시기 바란다”고 부탁한바 있다.
대구/김일우기자 cooly@hani.co.kr
대구지방경찰청 공식 페이스북에 올라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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