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상주 이주 850여가구 조사
과반수 “도시보다 문화·의료 나빠”
17.7%는 토박이 주민과 갈등 겪어
‘준비 부족’ 탓 직장 찾기 어려움도
과반수 “도시보다 문화·의료 나빠”
17.7%는 토박이 주민과 갈등 겪어
‘준비 부족’ 탓 직장 찾기 어려움도
도시에서 농촌으로 귀농·귀촌하면 주거를 제외한 경제, 문화·여가생활, 보건의료·행정 서비스 등 다양한 생활여건이 도시에서보다 나빠진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북 상주시는 5일 “최근 4년 동안 상주시로 옮겨온 귀농·귀촌 850여가구를 방문해 조사한 결과 각종 생활여건이 나빠졌다는 응답자가 개선됐다는 응답자보다 훨씬 많았다”고 밝혔다. 최근 10년간 경북 전체 귀농·귀촌 인구 1만2000여가구 가운데 1570가구가 상주에 정착할 만큼 상주시는 경북의 대표적인 귀농·귀촌 지역이다.
조사 결과를 보면, 경제 여건은 ‘나빠졌다’ 33.8%, ‘좋아졌다’ 16.3%, ‘변함없다’ 49.9%로 나빠졌다는 응답률이 좋아졌다는 응답률의 2배를 넘었다. 특히 문화·여가생활 여건은 58.2%가 나빠졌다고 밝혀 좋아졌다(9.6%)는 응답의 6배를 넘었고, 보건의료 서비스 여건도 나빠졌다(56.3%)는 의견이 좋아졌다(9.4%)는 의견의 6배 가까이 됐다. 행정 서비스 여건도 나빠졌다는 응답자가 20.7%로 좋아졌다는 응답자 16.9%보다 많았다.
조사 항목 가운데 귀농·귀촌 이후 좋아졌다는 것은 주거 여건뿐이었는데, 좋아졌다(33.3%)는 응답이 나빠졌다(31.3%)는 응답을 조금 앞섰다.
또 조사 대상의 17.7%는 귀농·귀촌 이후 토박이 주민들과 갈등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농촌에 정착하는 과정의 어려운 점으로 21.7%는 영농자금 조달, 17.3%는 일자리 부족을 꼽았다.
한편, 귀농·귀촌 직전 직업은 주부(20.9%), 서비스업(14.8%), 전문직(14.5%), 사무직(10.1%), 기능직(9%) 순서였다. 귀농·귀촌 이유는 ‘고향이거나 지인이 살고 있어서’(57.3%), ‘자연환경이 좋아서’(16.4%), ‘농업소득 창출이 용이해서’(7.3%) 등으로 나타났다. 귀농·귀촌 준비기간은 6개월 미만(15.9%), 6개월~1년(14.6%), 1~2년(15.7%), 2~3년(7.2%), 3년 이상(11.9%) 등으로 조사됐다.
상주시 관계자는 “귀농·귀촌 이후 경제 여건이 나빠진 이유는 귀농인의 경우 귀농하고 2~3년이 지나야 소득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때문이며, 귀촌인의 경우 준비가 부족한 상태로 옮겨와 새 직장을 구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귀농인은 농촌에서 농사를 주업으로 삼는 사람이며, 귀촌인은 농촌에 살되 농사가 아닌 다른 일을 주업으로 삼는 사람을 가리킨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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