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겠습니다
동물조련사 꿈꾸던 외동이 승현에게
나의 보석, 나의 희망이었던 내 아들 승현이에게.
승현아, 보고 싶구나. 수학여행 가던 날 아침 “잘 갔다 오라”고 안아준 것이 마지막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 엄마는 아직도 승현이가 어딘가에 살아 있을 것만 같아. 잠깐 나가 곧 돌아올 것만 같아. 그러면서도 곧 네 빈자리를 알게 되고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게 돼. 할 수만 있다면 4월15일 아침으로 돌아가고 싶어.
나의 사랑, 내 똥강아지. 내 아들이 없는 집에서 살아가는 것이 아직도 적응이 안 되네. 평소 내 입에 밥이 안 들어가도 우리 아들을 바라만 보는 것만으로도 좋았었는데…. 수학여행 가기 이틀 전 손목을 다쳐서 깁스를 한 너를 보면서 보낼까 말까 고민도 했었는데, 왜 보냈는지 후회를 하면서 눈물로 하루하루를 보내며 살아가고 있단다.
형제도 없이 혼자 크면서 너무 많이 외로워 보였고, “동생이 있었으면 좋겠어”라고 한 말도 생각이 나네. 혼자 외롭게 큰 것 같아. 엄마가 미안해.
기억나? 엄마는 너한테 항상 “우리 아들 없으면 못살아”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는데. 네가 없으니 난 점점 미쳐가고 있는 것 같아. 아직도 엄마 하루 일상은 우리 아들 사진 보고 그리워하고 울고 또 우는 게 전부란다. 이대로 아들 없이 살아갈 자신이 없네.
이래저래 미안해 아들. 부디 거기서는 외롭지 않고 행복하길 바래.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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