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바비킴(42·김도균)이 미국행 항공기 안에서 술에 취해 난동을 일으켜 미국 경찰 조사를 받았다.
(▶ 관련 기사 : 바비킴, 기내서 난동…승무원 성추행까지)
9일 대한항공 관계자의 말과 〈YTN〉 보도를 종합하면, 바비킴은 지난 7일 오후 4시40분 인천을 출발해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대한항공 KE023편을 탔다. 바비킴은 비행기를 타기 전, 이코노미에서 비즈니스로 좌석 업그레이드를 요청했지만 현장에서 제대로 처리되지 않아 불만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쪽도 “바비킴이 좌석 업그레이드를 요청했지만 처리되지 않아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바비킴은 비행기에 탄 뒤 서비스로 제공되는 술을 계속 마셨고, 4~5시간이 지난 뒤 만취상태로 소리를 지르며 욕을 하는 등 난동을 부렸다. 2시간 정도 난동이 이어지면서 이코노미 자리에 앉아 있던 다른 승객들이 자리를 피하기도 했다고 한다. 대한항공 쪽은 “이코노미 좌석에 제공되는 술은 와인, 맥주, 위스키가 있는데 현재로선 바비킴씨가 마셨던 술 종류가 무엇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승무원들은 바비킴을 진정시키기 위해 승무원들이 앉는 점프시트(보조좌석·jump seat)에 앉히고 음료를 주면서 그를 진정시키려 했다고 대한항공은 전했다. 바비킴은 이 과정에서 여자 승무원의 허리를 끌어안고 팔을 만지는 등 여러 차례 신체접촉을 했고 승무원에게 성적 모욕감을 주는 말을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쪽은 “바비킴씨가 비행기 안에서 승무원에게 서너 차례 신체접촉을 했고 성적인 욕설을 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의 신고로 항공기가 7일 오전 10시13분(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공항에 도착하자 바비킴은 먼저 비행기에서 내려 미국 FBI와 샌프란시스코 공항경찰, 세관의 조사를 받았다. 기내 난동과 성추행 혐의에 대해 조사를 받은 바비킴은 미국 경찰의 재조사를 앞두고 있다.
바비킴은 기내 난동 사건 뒤 대한항공과 해당 승무원에게 사과를 했다. 대한항공 쪽은 “소동이 일어난 뒤 바비킴씨가 대한항공 샌프란시스코 지점에 연락을 해 대한항공과 해당 승무원에게 사과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 왔다”고 말했다. 현재 바비킴은 샌프란시스코에 머물고 있다. 대한항공은 “바비킴이 한국으로 리턴(돌아 온)한 기록은 없다”고 말했다.
바비킴은 미국 시민권자로, 미국에서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 영토로 보는 항공기 안에서 난동을 부리고, 우리나라 승무원을 성추행한 혐의가 있어 국내법 적용도 가능하다. ‘항공보안법’ 23조를 보면, 폭언, 고성방가 등 소란행위, 다른 사람에게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행위 등을 금지하고 있고, 이를 위반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성추행과 관련해선 우리나라 형법도 적용 받을 수 있다.
정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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