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겠습니다
시를 잘 써 상까지 받은 승희에게
너무나 그립고 보고 싶은 승희에게.
세월호가 침몰하고 9개월이 다 돼서 이렇게 용기를 내어 우리 딸에게 편지를 쓰는구나. 너무나 슬퍼서 사진조차 보지 않으려 하며 살았는데, 세월은 흘러 벌써 2015년이 됐어. 아직도 우리 딸이 엄마 곁에 없다는 게 꿈만 같아. 아니 꿈이었으면 좋겠어.
늘 사랑과 감사로 가득했고 고마움을 잘 아는 예쁘고 착한 딸이었는데, 왜 이리 엄마 곁을 빨리 떠나 버렸는지…. 엄마는 아직도 그날의 기억이 하루하루 고통이구나. 마지막까지 꼭 구조될 거라고 걱정하지 말라던 딸이 이제는 이 세상에, 이 하늘 아래 없다는 게 너무나 슬퍼서 매일 눈물이 멈춰지지 않아. 우리 딸이 없는 세상은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잘만 돌아가는데….
엄마는 4월16일 마지막 순간에 배 안에서 구명조끼 입고 복도에 앉아 있는 우리 딸의 모습이 너무 슬퍼서 이 세상이 원망스럽고 용서가 되지 않는구나. 얼마나 무섭고 또 무서웠을까? 너무나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사랑하는 딸, 승희야. 비록 17년 짧은 생을 살다 갔지만 우리 딸과 함께했던 그 시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하고 감사한 시간이었어. 너무나 행복했단다. 우리 딸과 같이했던 그 소중한 시간 꼭 가슴에 묻고 기억하며 살게. 우리 딸도 모든 것 다 잊고 부디 하늘나라에서 친구들과 행복하게 잘 지내렴. 엄마, 아빠는 영원히 우리 예쁜 승희를 기억하고 사랑한단다.
꿈속에서라도 널 보고 싶은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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