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화면 캡처.
박창진 사무장,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의혹 제기
현장 목격 여승무원들 일제히 ‘폭언·폭행’ 부인
방송 뒤에도 대한항공은 “확인 안된다” 되풀이
현장 목격 여승무원들 일제히 ‘폭언·폭행’ 부인
방송 뒤에도 대한항공은 “확인 안된다” 되풀이
대한항공이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 회항’ 당시 사태를 직접 겪었거나 목격한 여승무원들에게 거짓 진술을 요구하면서 교수 자리를 제안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다음주 월요일(19일)부터 열릴 재판에서 중요한 증언을 하게 될 증인들에게 사실상 위증을 요구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대한항공 쪽은 “확인이 안 된다”고 밝혔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지난 10일 방송에서 땅콩 회항과 관련해 대한항공 회사 쪽이 박창진 사무장을 비롯해 당시 기내에서 조 부사장에게 폭행을 당했거나 이를 목격한 여승무원들을 회유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날 방송은 지난달 15일 검찰 조사를 받으러 나온 한 여승무원들을 찍은 영상을 보여주며 회사가 이들을 회유한 정황을 보도했다.
영상을 보면, 해당 여승무원이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기 직전 엘리베이터 앞에서 웃고 있는 장면이 포착됐다. 뜻하지 않게 검찰 조사를 받으러 온 상황에서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표정이라는 게 방송이 제기한 의혹의 시작이다. 조사를 받고 돌아가는 과정에서도 ‘의외’의 장면이 연출됐다. 청사를 나온 이 여승무원은 대기하고 있던 승용차에 황급히 올라타고 떠나는데, 이 승용차에 타고 있던 사람들이 대한항공 관계자였다고 방송은 전했다.
이 영상을 본 박창진 사무장은 방송에서 한숨을 크게 쉰 뒤 “(회사에서) 이 일이 잠잠해지고 끝나고 나면 모기업이 주주로 돼있는 대학교에 교수자리로 이동시켜주겠다(라는 말을 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방송은 내레이션을 통해 “당시 현장을 목격했던 여승무원들 모두 폭언이나 폭행은 없었다는 진술을 했다고 한다. 특히 땅콩서비스의 장본인인 여승무원에게는 회사 쪽이 대학교수 자리까지 제안을 했었다고 그(박창진)는 주장했다”고 전했다.
박 사무장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지시를 받고 나가서 너는 답변을 하면 된다’고 했다. 다수의 간부들이 있는 자리에서 내가 끝까지 못하겠다고 할 만한 힘은 그 당시에 없었다”고 말했다. 박 사무장은 초기 국토교통부 조사에서 “조 부사장의 욕설이나 고함을 들은 적이 없다”, “스스로 판단에 따라 비행기에서 내렸다”고 했다가 이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조 부사장의 폭언과 폭행이 있었다”고 말을 바꿨다.
대한항공은 방송이 나가고 이틀이나 지난 12일까지도 사실 확인이 안 된다고만 답했다. 대한항공 홍보팀 관계자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교수 자리를 대가로 거짓 증언을 요구했다’는 주장의 진위 여부를 확인해 달라”는 질문에 “확인 안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재 재판이 진행중이라 건건이 입장을 내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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