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다른 교육비는 연말정산 되는데…학자금대출 상환은 공제 못받나요?

등록 2015-01-22 19:46수정 2015-01-22 21:26

대출 상환자들, 형평성 문제 제기
공제 해주는 법 개정안 국회 계류
9급 공무원 박아무개(29)씨는 대학에 다닐 때 정부 지원 학자금 대출 기관인 한국장학재단에서 등록금 1000만원을 대출받았다. 2009년 취업에 성공한 뒤 다달이 20만원씩 대출금을 갚고 있다. 지난주 연말정산을 하던 박씨는 대출금 상환액이 교육비 공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재단 쪽에 전화를 걸었지만 ‘공제 대상이 아니다’라는 답변을 들었다. 박씨는 “학생 때 부모님 소득이 없어 등록금에 대해 교육비 소득공제를 받지 못했다. 올해는 50만원 정도를 세금으로 토해내야 하는 상황인데, 수백만원에 달하는 교육비를 공제받지 못해 안타깝다”고 했다.

벤처기업에 다니는 박아무개(33)씨도 이 재단에서 1800만원을 대출받아 대학을 다녔다. 박씨는 “직장인의 대학원 등록금과 주택자금 대출금 상환액은 연말정산 혜택을 받는데, 대학 시절 학자금 대출금 상환에는 아무런 혜택이 없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했다.

수천만원씩 빚을 내 등록금을 충당하고, 바늘구멍 취업 관문을 어렵게 통과한 사회초년생들이 연말정산에서도 울상을 짖고 있다. 대출금 상환은 교육비로 볼 이유가 충분한데도 아무런 공제 혜택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장학재단에는 ‘이번에 처음 연말정산하는 신입사원이다. 연봉의 절반을 대출금 상환에 썼는데 공제 혜택이 있는지 궁금하다’거나 ‘직장 2년차다. 학자금 대출 상환은 당연히 소득공제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등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때마침 불거진 ‘연말정산 세금폭탄’ 논란이 한푼이라도 아끼려는 사회초년생들의 ‘억울한 마음’에 기름을 부었다.

한국장학재단은 2010년부터 취업 뒤 대출금을 갚도록 하는 ‘든든 학자금’ 대출을 시작했다. 시행 첫해인 2010년 23만여명이 8456억원을 대출받아 대학을 다녔다. 이용자는 가파르게 늘어 이듬해에는 30여만명(1조873억원), 2012년에는 51만여명(1조5150억원), 2013년엔 59만여명(1조7811억원)이 이용했다. 지난해에도 전체 학자금 대출자 가운데 67%(58만5407명)가 든든 학자금 대출을 택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1조6386억원에 이른다. 졸업 뒤 취업 준비 기간 등을 고려하면 취업 뒤 대출금을 상환하고도 교육비 공제 혜택을 못 받는 직장인은 앞으로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2012년 서상기 새누리당 의원, 2013년 유은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본인의 학자금을 취업 뒤 갚을 때 공제 혜택을 주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여전히 국회에 계류중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개정안 검토보고서에서 △민간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학생과의 형평성 △부모에 대한 교육비 소득공제 뒤 이중공제 가능성 등의 문제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학자금 대출자 부모들이 대부분 면세 대상자이기 때문에 이중공제 가능성이 적으며 △대부분의 학자금 대출이 재단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민간 대출과의 형평성 문제는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또 교육비 공제를 이미 받은 경우에도 대출금 ‘이자’ 상환액은 소득공제를 해주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2012년 국회 예산정책처는 옛 소득세법을 기준으로 초임 연봉 2187만원을 받는 직장인이 학자금 대출 2988만원을 10년 동안 매년 379만원씩 상환할 경우, 이를 공제해주면 1인당 연간 약 10만원의 소득세 감면 혜택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로 인해 정부가 덜 걷게 되는 세금은 2012~2016년 2393억원으로 추산했다. 올해 548억원, 내년 675억원 정도다.

박태우 박기용 서영지 기자 eho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