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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잇단 안전사고에 손님 발길 뜸한데…제2롯데월드, 상가 피해대책 뒷짐

등록 2015-01-27 20:33수정 2015-01-27 22:15

개장 당시 방문객수 10만여명
4개월만에 절반으로 줄어

“매출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데…”
임차인들 관리비 부담에 울상
롯데 “일부 업체에 감면 노력”
“우리가 비싼 임대료 내고 들어올 때 이런 사고가 계속 생길 줄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제2롯데월드 쇼핑몰에서 만난 한 음식점 관계자는 매출 얘기를 꺼내자 한숨부터 내쉬었다. 손님으로 북적여야 할 시간인데 1652㎡ 크기의 매장 테이블에 앉은 손님은 20명도 채 되지 않았다. 매장 관계자는 “다른 지역, 같은 크기 매장에 비해 임대료와 관리비가 2배 정도 비싸다. 하루 평균 1000만원 이상 벌어야 운영이 가능하다”고 했다. 지난해 10월 문을 열었을 때만 해도 주말에는 하루 3300만원까지 찍었다는 매출은 지금 600만원 정도로 뚝 떨어졌다고 했다. 평일 매출도 평균 200만~300만원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매출이 떨어진 것은 지난달 중순 제2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수족관 누수와 영화관 진동 사건 등 안전사고가 잇따르면서부터다. 서울시가 이들 시설물에 사용 중단 명령까지 내리자 상황은 더 심각해졌다. 개장 당시만 해도 10만여명이던 하루 평균 방문객은 최근 5만3000여명으로 줄었다.

이 매장은 매출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계약 내용을 근거로 롯데 쪽에 지속적으로 항의했고 지난달 임대료 일부를 감면받을 수 있었다. 계약서에는 ‘주변 환경이나 물가의 급격한 변화, 기타 경제 여건의 변동 등으로 부득이 보증금 또는 월 임대료를 변경할 사유가 발생하면 쌍방 합의하에 이를 변경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제2롯데월드에 입점한 매장은 965개다. 대형 매장은 계약 조건이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일부 중소형 매장은 이런 ‘감면’ 가능조항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도 있다. “손님이 다시 올 거라는 기대로 그냥 기다리고 있다”는 한 액세서리 매장 주인은 “우리 계약서에는 그런 감면 내용이 없다. 처음 듣는 얘기”라며, 오히려 기자에게 계약 내용을 물어보기도 했다. 한 음식점 매니저도 “4개월 전만 해도 매출이 700만원까지 나왔는데 사고가 계속 나고 건물이 위험하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최근엔 하루 19만원밖에 벌지 못한 날도 있다. 그런 기사가 나올 때마다 매출이 반토막 나는데도 롯데 쪽은 아무런 대책이 없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지난해 입점을 앞둔 매장들의 ‘피해’를 내세워 제2롯데월드 임시개장 여론전을 폈던 롯데는 정작 자신들이 관리하는 시설물 안전 문제가 원인인 매출 감소에 대해서는 미온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롯데물산은 27일 “입점 업체들이 어려움을 얘기해와 매출액에 따라 한시적으로 계약서상의 임대료를 일부 깎아주기로 했다. 이런 내용을 전체 매장에 공지하지는 않았는데, 감면 대상이 아닌 매장들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으로 보면 된다”고 했다. 대신 롯데 쪽은 “안전 문제에 대한 루머를 불식시켜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영업점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통합 마케팅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제2롯데월드에 입점한 점포의 경우 차임증감청구권을 통해 임대료 등을 감면받을 길이 있다고 조언한다. 민법(제628조),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제11조)은 ‘경제사정의 변동이 있으면 임대료나 보증금의 감액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인 김남근 변호사는 “이를 근거로 롯데월드 쪽에 임대료 감면을 요구하고 합의를 해볼 수 있다. 합의가 되지 않는다면 소송까지 가야 하는데, 갑을관계에 있는 상가 임차인 입장에서 이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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