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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시민운동, 주장보다 팩트가 중요…재미 추구 젊은세대 문화 있어야”

등록 2015-02-24 20:43수정 2015-02-25 10:19

정보공개센터 떠나는 전진한 소장
10년 이상 경력 활동가 드물어
시민사회단체 변화 거듭 강조
협동조합 ‘알권리연구소’ 4월 설립
‘주업무’ 정보공개운동 이어 나가
전진한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소장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이화동 사무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전진한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소장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이화동 사무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자랑 아닌 자랑거리가 있는데요. 우리 단체에서는 창립 이후 7년 동안 한 명도 그만두지 않았어요. 제가 첫 퇴직자지요. 그동안 노력했어요. 충분한 휴가를 주고 재정 사정이 허락하는 데까지 급여를 올렸죠. 최근엔 주4일제도 도입했어요. 과감한 시도가 필요해요.”

정보공개와 기록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국내 유일의 시민단체인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의 전진한(41) 소장이 오는 27일 ‘퇴직’한다. 7년 만의 첫 퇴직자인 전 소장은 2008년 정보공개센터 창립멤버로, 2012년 2월부터는 제2대 소장을 맡아왔다.

최근 서울 종로구 정보공개센터 사무실에서 만난 전 소장은 “시민사회단체의 변화”를 거듭 강조했다. 2002년 참여연대 정보공개사업단 시절부터 13년째 한우물을 파며 절실하게 깨달은 것이라고 했다. 10년 이상 가는 활동가는 찾아보기 힘들고 ‘젊은 피’의 수혈이 줄며 급속히 ‘노화’하는 시민단체의 ‘오래된 미래’가 큰 걱정이다. ‘정보공개센터에는 퇴직자가 없다’는 것이 자랑인 이유이기도 하다.

“젊은 사람들이 자꾸 그만두니 노화될 수밖에 없다. 요즘 시민단체의 문을 두드리는 이들이 1988, 89년생들인데 이들은 재미를 추구하는 세대다. ‘의미’를 추구했던 기존 시민운동의 에너지와 ‘재미’를 추구하는 젊은 세대의 에너지를 합쳐 시너지를 이룰 새로운 시민운동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정보’에 천착해온 전 소장은 시민사회단체가 ‘팩트 파인딩’에 더 많은 힘을 쏟아야 한다고 했다. “언제부턴가 시민운동이 ‘팩트’(사실)보다 ‘주장’ 중심의 활동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호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센 것은 팩트의 힘이다.” 정보공개센터 누리집(opengirok.or.kr)에선 다른 시민사회단체 누리집에 흔히 있는 논평이나 성명을 찾아볼 수 없다. 대신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받아낸 각종 데이터와 통계가 가득하다.

전 소장은 오는 6월 ‘세상을 바꾸는 꿈’(바꿈)의 설립에 참여할 예정이다. 시민사회단체들을 서로 연결하는 네트워크 조직이다. ‘바꿈’은 기존 단체들이 내놓은 다양한 진보적 가치들의 ‘최소공배수’를 뽑아 진보적 콘텐츠로 종합·가공하는 일을 하게 된다. 웹툰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이용한 ‘카드 뉴스’ 등 대중이 쉽게 접하고 이해할 수 있는 시민운동 방식을 추구할 생각이다. 전 소장은 “‘비주얼 시대’를 사는 청년들에게 소구할 수 있는 콘텐츠와 표현 형식들을 선보일 것이다. 그래서 요즘엔 디자이너와 예술인들을 많이 만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정보공개운동의 끈은 놓지 않겠다고 했다. 4월에는 협동조합 형태로 ‘알권리연구소’를 세울 계획이다. 그가 참여하고 있는 서울시 정보공개 시스템인 ‘정보소통광장’이 전국 차원으로 확장될 수 있도록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와 기록관리 전반을 연구하게 된다.

“예를 들어 어린이집의 식재료 관리나 소방안전시설 관리가 어떻게 되는지 시민들은 매우 궁금해하지만 제대로 알 수가 없어요. 시민들의 실생활에 직접 필요한 정보들을 공공기관이 공개하고, 이를 스마트폰 앱 등으로 쉽게 볼 수 있도록 한다면 시민의 알 권리를 증진시킬 수 있죠.”

몇년째 시민사회단체들의 운영 방식에 쓴소리를 해온 전 소장이지만, 그의 ‘주업’은 여전히 정보공개와 알 권리에 닿아 있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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