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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숨진 지 20일 지나 발견된 기초생활수급자

등록 2015-02-26 20:50

60대, 아내와 사별 뒤 혼자 살아
경찰이 열쇠수리공을 불러 현관문을 따고 집에 들어갔을 때 이아무개(61)씨는 전기장판에 반듯이 누워 있었다. 방 여기저기에는 약봉지와 담배가 널려 있었고 냉장고는 텅 비어 있었다. 밥솥의 밥은 누렇게 변해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몇 벌 되지 않는 옷은 상자에 담겨 있었다.

25일 오후 2시52분께 대구 남구 ㄱ빌라 1층 집에서 이씨는 이렇게 숨진 채 발견됐다. 이웃 주민들로부터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이야기를 들은 주민센터 사회복지담당 공무원 김아무개(38·여)씨가 현관문이 잠겨 있는 것을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씨의 주검은 심하게 부패해 있었다.

이씨의 윗옷 주머니에서는 쪽지 하나가 발견됐다. ‘며칠 동안 머리가 어지러워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경찰 조사 결과 지난달 29일 이씨가 동네 작은 병원을 찾아갔을 때 큰 병원에 가서 보여주라며 의사가 써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그는 큰 병원에 가지 않았다. 이씨의 휴대전화에는 지난 6일 마지막 통화 기록이 남아 있었고, 방에서는 현금 20여만원이 발견됐다.

이씨는 10여년 전 병에 걸린 아내를 잃고 이후 자식도 없이 계속 혼자 살아왔다. 몇년 전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돼 매달 48만원 조금 넘는 돈을 받아 생활했다. 큰형과 남동생, 여동생이 있었지만 10여년 전 연락이 끊어졌다. 이곳저곳을 떠돌며 혼자 살던 그는 2013년 9월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20만원을 주고 이 빌라에 세들어 살기 시작했다. 주변 이웃들과는 거의 어울리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 주검을 검안한 결과 심부전을 동반한 고혈압성 심장병이 사인으로 추정된다. 통화 기록과 주검 부패 상태를 종합하면 약 20일 전에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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