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 전재용씨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소유했던 집
주택매각·투자금…사법공조 성과
법무부는 미국 정부와의 형사 사법 공조로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의 미국 내 재산 112만달러(약 12억3000만원)를 몰수해 국내로 환수할 계획이라고 5일 밝혔다. 112만달러는 전 전 대통령의 차남 전재용씨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소유했던 집 매각대금 잔여분(72만여달러)과 그 아내인 전직 탤런트 박상아씨의 투자이민채권인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는 미국 법무부가 주택 매각대금 몰수 민사소송을 진행하던 중 전재용씨 쪽과 112만달러 몰수를 조건으로 재판 종결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미국 법무부는 소송 비용 등을 공제하고 나머지를 서울중앙지검 추징금 수납계좌로 송금할 예정이다.
미국 법무부는 그동안 한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전 전 대통령 일가 재산 몰수 작업을 해왔다. 미국 법무부는 전재용씨의 집 매각대금 잔여분에 대해 몰수 명령을 받아 소송을 진행해왔으며, 박씨의 투자이민채권 50만달러에 대해서도 몰수영장을 받아냈다. 박씨는 미국 정부로부터 투자이민(EB-5) 비자를 받으려고 필라델피아의 컨벤션센터에 이 돈을 투자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한 바 있다. 미국 법무부는 이밖에도 한-미 사법 공조를 통해 전 전 대통령 일가의 재산 2750만달러(약 302억원)를 몰수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누리집을 통해 밝혔으나, 구체적인 몰수 내역은 공개하지 않았다.
검찰은 2013년 5월 특별환수팀을 발족하고 전 전 대통령 일가의 재산 추적에 나서 부동산들과 미술품 649점을 찾아냈다. 이를 통해 추징금 환수 규모는 1087억원까지 늘었다. 하지만 아직도 확정된 추징금 2205억원의 절반에 못 미치는 액수다. 전 전 대통령은 장남 전재국씨가 소유했던 경기 연천군 허브빌리지(250억여원 상당)와 오산시 양산동 땅 13만평(500억원 상당) 등도 내놨지만, 부동산 가격 하락 탓에 계속 유찰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시세가 좋지 않아 대부분 부동산으로 구성된 재산만으로는 추징금 전액 환수가 불가능할 수도 있어 은닉 재산을 찾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현웅 기자, 워싱턴/박현 특파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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