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를 흉기로 습격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기종 우리마당 독도 지킴이 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에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검찰, 살인 미수 혐의 구속영장 청구…국가보안법 위반도 수사
경찰, 김씨 사무실 압수수색 “일부 서적 이적성 의심돼 분석중”
중동 순방중인 박 대통령은 “배후를 철저히 밝히라” 거듭 지시
경찰, 김씨 사무실 압수수색 “일부 서적 이적성 의심돼 분석중”
중동 순방중인 박 대통령은 “배후를 철저히 밝히라” 거듭 지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공격한 김기종(55) ‘우리마당 독도지킴이’ 대표에게 6일 ‘살인 미수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돼 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가 열렸다. 각각 수사본부와 특별수사팀을 만든 경찰과 검찰은 김씨의 방북 전력과 남북 평화협정 체결 주장을 이유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하기로 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경찰의 신청을 받아 김씨에게 살인미수와 외국사절 폭행,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씨는 오후 4시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김씨는 심사 전 기자들 질문에 “(북한과의 연관성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북한 체제에 대해 동조한 사실도)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본부 부본부장인 윤명성 서울 종로경찰서장은 “공범과 배후세력 여부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씨가 1999~2007년 7차례 북한을 방문하고, 2011년에는 김정일 분향소 설치를 시도한 점, 매달 우리마당에서 주최한 토론회에서 남북 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한 점을 들어 보안법 위반 혐의도 수사하고 있다고 했다. 경찰은 “평화협정 주장은 북한의 주장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경찰은 이날 새벽 4시40분부터 9시간 동안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에 있는 우리마당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김씨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서적, 문건을 확보했다. 경찰은 “압수한 서적 가운데 일부는 이적성이 의심돼 분석하고 있다”고 했다. 경찰은 이런 도서의 제목과 발행처, 구체적 이적성은 밝히지 않았다. 경찰은 또 최근 1년치 김씨의 통화내역과 금융기관 거래내역을 조사하고 있다. 삭제된 스마트폰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도 복구해 조사할 방침이다.
김진태 검찰총장은 이날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검사장회의에서 “경찰 수사를 철저히 지휘해 사안의 진상을 명확히 규명하고, 책임있는 사람들에 대해 엄중한 처벌이 이뤄지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검찰은 공안사건을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 2차장을 팀장으로 하는 ‘주한 미국 대사 피습사건 특별수사팀’을 꾸렸다.
한편 중동 4개국 순방 일정으로 아랍에미리트에 머물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은 “배후를 철저히 밝히라”고 연일 강도 높은 지시를 이어갔다. 피습 사건 뒤 리퍼트 대사와 통화한 박 대통령은 현지 일정을 마친 뒤 수석비서관들에게 “이 사람이 여러 번에 걸쳐 이런 일을 했기 때문에 과연 어떤 목적에서 이런 일을 저질렀는지, 단독으로 했는지 배후가 있는지 모든 일을 철저히 밝혀서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지시를 했다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6일 오전(현지시각) 밝혔다.
박태우 노현웅 기자, 아부다비/석진환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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