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가 ‘캐디 성추행’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박희태 전 국회의장을 석좌교수로 재위촉한 결정을 16일 철회했다.
건국대 “박 전 의장이 석좌교수 재위촉을 사양하게 되어 대학에서는 위촉 철회의 행정절차를 완료했다. 박 전 의장의 오랜 법조 경륜과 업적, 학교 발전 공헌 등을 고려해 학교가 나서서 초빙했었고, 기존 석좌교수 예우 차원에서 진행한 재위촉이 논란을 야기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15일 건국대가 박 전 의장을 석좌교수로 재위촉한 사실이 알려지며서 학내외에서 강한 비판이 제기됐다.
(▶ 바로 가기 : ‘캐디 성추행’ 박희태가 석좌교수? 해명이 더 기막혀…) 건국대 총학생회의 의결기구인 중앙운영위원회는 15일 성명을 내어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고 캐디 성추행 사건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박 전 의장을 재위촉하는 것은 석좌교수 제도에 대한 본래적 의미를 퇴색시킬 뿐 아니라, 대학 사회의 발전을 저해하고 본교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비윤리적인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건국대는 “아직 사법적 판단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해촉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며, 석좌교수는 일반 교수와 달리 무보수 명예직으로 명쾌한 기준을 들이댈 여지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박 전 의장은 지난해 9월 강원도 원주 지역의 한 골프장에서 지인들과 골프를 하던 중 캐디의 신체 일부를 수차례 접촉하는 등 성추행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