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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신용불량자’ 어린 남매…경찰들, 꿈을 찾아주다

등록 2015-03-19 20:01수정 2015-03-20 11:00

생사를 모르는 아버지 대신 몸이 성치 않고 빚에 짓눌려 있는 고모할머니의 손에서 자라는 김화영·가영(이상 가명) 남매에게 지역 경찰과 한국지엠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지난 2월15일 화영 남매가 고모할머니와 사는 집 안에서 놀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생사를 모르는 아버지 대신 몸이 성치 않고 빚에 짓눌려 있는 고모할머니의 손에서 자라는 김화영·가영(이상 가명) 남매에게 지역 경찰과 한국지엠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지난 2월15일 화영 남매가 고모할머니와 사는 집 안에서 놀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힘든 가정사 보도 뒤 손 내밀어
직업체험·공부방법 등 돕기로
“나도 아저씨들처럼 경찰 될래요”

양육자 고모할머니 수술비 등
한국지엠, 지속적 후원 약속도
“할머니, 저 정말 경찰이 될 수 있을까요?”

집을 찾아온 경찰 아저씨들을 직접 만난 화영(14·가명)군은 밝은 얼굴로 고모할머니(60)에게 물었다. 할머니는 “당연하지. 넌 머리가 좋으니까”라고 답해줬다. 아이는 “열심히 노력해서 꼭 경찰이 되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경찰이 “가족이 흩어지지 않게 하고, 위험할 때 보호해주는 경찰이 되고 싶다”는 아이의 꿈에 날개를 달아줬다. 생사를 모르는 아버지 대신 몸이 성치 않은 고모할머니가 어린 남매를 어렵게 키우고 있는 사연(‘전화해도 답 없는 아빠…‘신용불량자’가 된 어린 남매’, <한겨레> 2월26일치)이 알려지자, 지역 경찰서에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경찰청과 인천 삼산경찰서는 19일 지역 기업인 한국지엠(GM)이 운영하는 한마음재단과 함께 두 남매를 지속적으로 돕기로 했다고 <한겨레>에 알려왔다. 보도 뒤 경찰청과 함께 지원 방안을 알아보던 삼산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유종삼(50) 경위는 이달 초 중학교 2학년인 화영군과 초등학교 6학년인 가영(12·가명)양의 집을 찾았다. 낯선 경찰관의 방문에 경계하던 아이들의 마음을 풀어준 것은 고장난 컴퓨터였다. 유 경위는 “정보통신계 직원이 고장이 나 반년 이상 방치돼 있던 컴퓨터를 고쳐줬어요. 남매가 ‘이제는 참고서 학습 시디도 볼 수 있고, 인터넷도 하면서 친구들 대화에도 낄 수 있게 됐다’며 몹시 기뻐하며 마음을 풀었다”고 했다.

삼산경찰서는 이후 한국지엠 사회복지재단인 한마음재단에 남매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남매를 양육하는 고모할머니는 양쪽 무릎 관절염, 양쪽 발 무지외반증, 왼쪽 눈 망막박리증 등을 앓고 있다. 틀니도 너무 닳아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마음재단은 할머니의 수술과 치료, 틀니 교체 비용 1000여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남매를 키우는 고모할머니는 청소로 버는 월 43만원이 소득의 전부다. 아이들은 우유와 계란프라이를 마음껏 먹고 싶어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재단 쪽은 쌀과 김치·우유 등 생필품, 명절과 어린이날엔 공연 관람 등의 지원을 약속했다.

삼산경찰서는 경찰관이 꿈이라는 화영군을 위해 과학수사 견학 등 ‘경찰관 직업체험’도 시켜주기로 했다. 김군과 계속해서 만나 경찰관이 되기 위한 절차와 공부 방법도 알려주기로 했다. 유 경위는 “화영이가 자신감이 다소 떨어져 있는데, 예민한 사춘기에 탈선하지 않고 공부도 열심히 해 훌륭한 경찰이 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한겨레>와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함께하는 ‘한겨레 나눔꽃 캠페인’을 통해 화영군 남매의 사연이 소개된 뒤 들어온 성금은 19일까지 1295만원이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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