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으로 사회복귀 돕는 재미사업가
재미 사업가 변병조씨
법무부 희망센터 협력업체 되기로
고용 5개월…재소자 잘 어울려
“어머니 선물사고 울던 남성 기억나” 변씨는 2013년 7월 경기 안성에 의료기관 세탁물 관리업체 탑크린을 차렸다. 재소자들을 취업시키려고 할 때 ‘우리가 그런 사람들과 함께 생활해야 하느냐’고 반발하는 직원들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았다. 한명은 사직서를 썼다. 변씨는 직원들에게 “왜 해보지도 않고 그러느냐. 같이 일하면서 정말 어려움이 있으면 그땐 내가 먼저 내보내겠다”고 설득했다. 그렇게 해서 지난해 11월 경남 밀양에 이어 두번째로 ‘안성희망센터’가 문을 열었다. 직원 30명과 재소자 10명은 똑같은 작업복을 입고 몸을 부대끼며 일한다. 처음엔 서먹했지만, 지금은 서로 단추도 달아주는 사이가 됐다. 탑크린에서 일하는 재소자들은 평균 15년 이상 감옥에서 생활했다. 일반 직원들과 다른 모습도 많았지만, 점점 섞여들기 시작했다. 변씨는 “한달 전 기숙사에 갔다가 흥미로운 책이 있기에 훑어봤는데, 재소자들끼리는 남의 물건을 만져서도 안 되고, 죄명이 뭔지 몇년 살았는지 묻지 않는 게 암묵적 원칙이라고 하더라”며 “직원들한테도 이런 문화를 알려줘 서로 배려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소자들은 이런 ‘중간처우시설’에서 스마트폰 사용법을 익히고, 주말이면 시내에 나가 체크카드를 써보기도 한다. 일한 시간에 따라 월 70만~90만원을 받는다. 이 중 90%는 본인이 갖고, 10%는 국고로 들어간다. 변씨는 한 40대 중반 재소자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 재소자는 돈을 벌어 어머니에게 겨울 점퍼를 사드리고 ‘처음으로 아들 노릇 한 것 같다’며 펑펑 울었다고 한다. 변씨는 이들이 빨리 자립할 수 있도록 이달부터 ‘세탁기능사 과정’도 진행하고 있다. 2013년 9월 탄소섬유 등을 생산하는 한국카본의 협력으로 만들어진 ‘밀양희망센터’에선 가석방 출소자 26명 중 11명이 취업했다. 4명은 한국카본에서 계속 일한다. 법무부 관계자는 “올해부터 희망센터 출소자가 기업에 취업하면 취업성공수당을 지원하고, 업체에도 고용촉진지원금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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