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준비생부터 50대 주부까지
기왕이면 환경 살리고 일석이조
사회적기업·협동조합에도 열기
기왕이면 환경 살리고 일석이조
사회적기업·협동조합에도 열기
“유행 지난 청바지가 환경을 살리고 일자리를 만듭니다.”
‘업사이클링’ 제품 상설매장을 운영하는 경기도 고양시 두레협동조합의 도기탁(60) 이사장은 2일 “멀쩡한 청바지도 유행이 지나면 폐기처분되는데 청바지는 일반 천보다 폐기 비용이 훨씬 비싸다. 안 입는 청바지를 재활용해 가방이나 파우치, 모자 등을 만들어 사용하면 일자리 창출과 환경 보전의 일석이조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단순하게 상품을 재생하는 리사이클링과 달리 업사이클링은 예를 들어 트럭 방수천을 이용해 가방을 만드는 등 기존 자원을 재활용해 새로운 디자인과 쓰임새로 재탄생시켜 외국에선 인기가 높다.
취업난이 심각해지면서 최근 업사이클링이나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배우기 등 창업을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사단법인 노동복지나눔센터가 여성 일자리 창출 사업으로 지난달 개설한 ‘업사이클링’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에는 20대 취업 준비생부터 50대 주부까지 다양한 경력의 여성들이 몰렸다.
주부 최현주(46)씨는 “남편이 최근 퇴직하면서 취업을 고민하던 중 평소 좋아하는 바느질을 이용한 창업을 결심했다. 기왕이면 환경도 보전하는 업사이클링 기술을 배워 소규모 공방을 운영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응용미술을 전공한 김민아(25)씨는 “취업에 번번이 실패한 뒤 고양이를 좋아한 친구와 재미삼아 고양이 옷과 장신구, 장난감 등을 직접 디자인해서 팔아보자고 의견을 모았다. 제작부터 온라인 판매, 벼룩시장 참여 방법까지 체계적으로 배워서 미숙하지만 조금씩 시작해보겠다”고 말했다.
김윤숙(47) 고양노동복지나눔센터장은 “대기업에 종속되지 않고 자연과 사람을 살리는 ‘착한 소비’를 하려는 시민들이 늘면서 업사이클링 제품이 관심을 끌고 있다. 소비자의 인식이 바뀌고 있어 머잖아 손바느질로 만든 독자적인 제품이 각광받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 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지난달 개설한 ‘고양 사회적 경제 아카데미’에도 창업희망자들이 몰렸다. 사회적 경제 아카데미는 사회적 기업과 협동조합에 대한 이론 강의에서부터 비즈니스 모델 개발, 기업 탐방 등 현장 중심 강의가 진행된다. 주형준 사회적경제지원센터 팀장은 “사회적 기업에 대해 관심은 많은데 요건이 까다로워 아카데미를 통해 진입을 준비하려는 것 같다. 설립절차 상담과 시장조사, 경영 컨설팅에 이어 판로와 네트워킹까지 체계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고양시에는 현재 110여개의 사회적 기업과 협동조합이 있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