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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한국 카지노에 빠진 중국 여성, “엄마! 납치당했어”

등록 2015-04-14 01:14수정 2015-04-14 07:59

“1만 달러 보내달라” 자작극 벌여
엄마가 신고…공안, 협조 요청
한국 경찰 위치 추적에 ‘들통’
“중국인 한명이 한국에서 납치당했다는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확인 부탁합니다.”

지난 11일 오전 9시30분. 아직은 관광객들이 몰리기 전인 시간에 서울 중구 명동파출소에 근처 중국대사관으로부터 긴박한 112신고가 접수됐다. 화장품 수입 일을 하러 한국에 간 딸이 “납치를 당했으니 빨리 돈을 부치라”며 중국에 있는 어머니에게 도움을 구하는 전화를 했다는 내용이었다. 급한 마음에 우선 딸이 말한 1만달러(약 1100만원)를 한국으로 송금한 중국인 어머니는 “딸이 납치됐다”며 중국 공안에 신고했고, 본국으로부터 이런 상황을 전해 들은 주한 중국대사관이 다시 한국 경찰에 협조를 요청한 것이다.

경찰은 어머니에게 걸려온 전화번호를 통해 딸의 위치를 추적했다. 딸이 있는 곳은 뜻밖에도 서울 광진구에 있는 워커힐 카지노였다. 블랙잭 테이블 15대와 슬롯머신 140대 등을 보유한 이 카지노는 국내 16개 외국인 전용 카지노 중 규모가 가장 크다.

한국 카지노에 빠진 중국인 ㅇ(26)씨는 카지노에서 가진 돈을 모두 잃자 도박자금을 추가로 타내기 위해 중국의 부모에게 ‘자작 납치극’ 소동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돈이 떨어지자 옆자리 남성의 휴대전화를 빌려 “엄마, 나 한국에서 납치당했어. 1만달러를 빨리 여기로 송금해”라고 거짓말을 했다고 한다.

한국을 찾은 중국인 가운데 이런 납치 소동을 벌이는 이들은 종종 있다고 한다. 김인영 명동파출소 1팀장은 13일 “이번처럼 도박비 때문에 납치당했다는 중국인들의 허위신고가 가끔 들어온다. 112신고를 받고 이번에도 비슷한 사건일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카지노업계 관계자는 “한국 카지노는 마카오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브이아이피(VIP)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중국인들이 몰린다. 마카오는 중국의 진짜 ‘큰손’들 위주로 영업을 하지만, 한국은 일반 관광객에게도 브이아이피급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한다”고 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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