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의 본거지인 잠실야구장을 30여년 만에 새로 짓는 방안이 추진된다.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올림픽대로를 지하화한 뒤 그 위로 재배치돼, 한강변 쪽에 더 가까워질 예정이다.
서울시는 30일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추진계획’을 발표하며, 서울시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기준으로 한 개발안을 국제공모 한다고 밝혔다. 대상지는 한강과 탄천을 포함한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94만8000㎡다. 주경기장과 야구장, 수영장, 학생체육관 등 체육시설과 올림픽대로 등이 주요 시설로 자리해 있다.
서울시는 올림픽대로와 탄천로를 지하화해 지상 활용 공간을 넓힌 뒤, 잠실주경기장을 뺀 나머지 시설들을 전면 재배치하고, 인근 코엑스 일대와 연계된 전시·컨벤션 시설 등을 새로 추가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실제 사업은 2017년부터 가시화한다.
우선, 야구장은 현재(2만6608석)와 비슷한 2만5000석 안팎의 규모로 한강변의 명소가 될 수 있도록 최대한 한강에 가까이 짓겠다는 구상이다. 현재의 실내체육관 자리가 후보지인데, 현재 한강공원과 잠실종합운동장 일대를 단절하고 있는 올림픽대로를 지하화하면, 야구장이 한강공원 접점까지 자리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야구장은 1982년 개장했다.
주경기장(리모델링)과 보조경기장, 수영장(재배치)은 본래의 기능을 유지하되, 일대에 전시·컨벤션 시설과 식물원, 공원, 광장 등을 추가해 복합 문화·여가 공간으로 재구성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개발비가 2조원 이상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개발계획은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매입한 한국전력 부지와 코엑스 등이 포함된 ‘국제교류복합지구 개발계획’의 일부다. 서울시는 현대차가 앞으로 공공기여하게 될 한전 부지 개발이익의 일부를 잠실운동장 개발에 사용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국제공모(참가등록 5월6일~6월2일)를 거쳐 8개 작품을 선정한 뒤 오는 10월 ‘마스터플랜’을 확정할 예정이다. “시의 경쟁력과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도록, 용적률과 높이 제한 없이 자유롭게, 코엑스-탄천-잠실운동장-한강의 적극적 연계가 이뤄지는 방안을 제안”해달라는 게 서울시가 내놓은 조건이다.
한편, 강남구는 이날 잠실운동장 일대가 포함된 국제교류복합지구 개발을 중단해 달라는 구민들의 서명·의견서를 시에 접수했다고 밝혔다.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한전 부지의 개발이익을 강남구에만 사용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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