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종 2억’ 대선자금 조사 착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메모에 2억원을 건넨 것으로 지목된 홍문종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새누리당 의원)이 10일 오후 국회에서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e-mail]

검찰 “2012년 수억 마련해줘”
경남기업 전 부사장 진술 확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한테 대선자금 명목으로 2억원을 건넸다는 메모와 관련해 검찰이 기초 조사에 나선 것으로 3일 확인됐다. 2012년 대선자금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경남기업의 한아무개 전 재무 담당 부사장한테 “(대통령 선거가 있었던) 2012년 무렵 현금 수억원을 마련해 줬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이 돈의 흐름을 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성 전 회장은 숨지기 직전 <경향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2012년 대선 때 홍문종은 본부장을 맡았다. 매일 움직이고 뛰고, 그렇게 하는데 제가 한 2억 정도를 줬다”고 말한 바 있다. 홍 의원은 2012년 당시 박 대통령 캠프에서 조직총괄본부장을 맡았다.

이 가운데 <에스비에스>는 특별수사팀이 한 전 부사장으로부터 “성 전 회장 지시로 2012년 대선 직전 회장실에 찾아온 박근혜 캠프 관계자 김아무개씨한테 2억원을 전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한 전 부사장은 2억원이 어떤 명목으로 전달된 것인지는 알지 못한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대선자금 명목으로 홍 의원한테 2억원을 건넸다는 성 전 회장의 주장과 시기·액수가 맞아떨어지는 내용이다. 수사팀 관계자는 “현재로선 보도 내용이 사실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직 새누리당 당직자인 김씨는 충청포럼을 통해 성 전 회장과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홍 의원은 “1원이라도 받았으면 정계를 은퇴하겠다”며 불법자금 수수 의혹을 강하게 부인해왔다.

이에 대해 김씨는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충청포럼을 통해 성완종 전 회장 등과 친분을 쌓아온 것은 맞지만 돈을 받은 적이 없다”며 “2012년 대선 때도 홍문종 의원과는 함께 일한 적도 없고 돈을 전달할 위치에도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노현웅 김경욱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