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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운전병·공관병 예비역들 “우린 머슴이었다”

등록 2015-05-07 20:11수정 2015-05-07 22:21

‘최차규 공군총장 사건’ 보며 씁쓸
“부인 마트·아들 학원 모시기 기본
허드렛일 다해…뇌물 수수 본적도”
“관용차를 자가용처럼 사용하고 병사들을 수족처럼 부렸죠.”

육군에서 연대장(대령) 운전병으로 군복무를 한 이아무개(38)씨는 8일 최차규 공군참모총장 본인은 물론 아들까지 관용차를 사적 용도에 사용했다는 의혹을 접하고는 과거 자신의 군생활을 씁쓸하게 떠올렸다.

“연대장은 지인과의 술자리 같은 개인적인 용무뿐만 아니라 주말에 교외로 나가거나 부인과 마트를 갈 때도 관용차를 사용했다. CP병(공관병)은 청소, 빨래 등 허드렛일을 하면서 중간중간 연대장 자식들의 공부도 가르치는 등 거의 머슴생활을 했다.”

2004년 국방부에서 육군 중장·소장의 관용차를 운전하며 공관병 역할도 한 김아무개(34)씨의 경험도 비슷하다. “관용차로 매일 장군의 아들이 학원에 갈 때 데려다주고 데려오고 했다. 운전병들끼리는 관용차가 아니라 ‘학원차’라고 불렀다.”

최근 군복무를 한 이들도 경험담은 비슷했다. 육군 여단장(준장)의 관용차를 몰다가 2년 전 제대한 김아무개(26)씨는 “여단장이 없는데도 그 부인과 아들까지도 관용차를 많이 이용했다. 부르면 데리러 갔다. 일과시간 구분 없이 수시로 불러댔다”고 했다.

정치인의 은밀한 비밀을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이들이 운전기사이듯, 운전병들도 지휘관들의 ‘뒷거래’를 목격하는 일이 잦다고 한다. 국방부 운전병 출신인 김아무개씨는 “한번은 영감(지휘관)이 누구한테서 뇌물 받는 걸 봤다. 영감이 차에 타더니 ‘오늘 본 건 누구한테도 말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운전병의 첫번째 수칙은 봐도 못 본 척, 들어도 못 들은 척”이라고 했다. 공무수행 중에만 자동차 번호판 대신 달도록 돼 있는 장군용 ‘성판’(장성이 단 별의 개수만큼을 새긴 판)을 사적인 일에 달게 하고는 과속운전을 시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미군에는 ‘공관병’이라는 보직 자체가 없다고 한다. 미8군 사령부 관계자는 “용산기지의 장성들은 필요할 경우 개인이 용역 형태로 인력을 쓴다. 공관을 전담 관리하는 병사는 없다”고 했다.

오승훈 기자 vi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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