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국마사회 제주육성목장이 제공한 자료를 보면, 한국에서 가장 교배료가 비싼 씨수말(종마)은 마사회가 보유한 19살짜리 서러브레드(순혈종) ‘메니피’로 1회 교배료가 700만원이었다
국내에서 가장 비싼 종마의 1회 교배료는 700만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이 말이 생산한 가치는 100억원을 넘었으며, 민간에서 거래된다면 1회 교배료는 최대 5천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12일 한국마사회 제주육성목장이 <한겨레>에 제공한 자료를 보면, 한국에서 가장 교배료가 비싼 씨수말(종마)은 마사회가 보유한 19살짜리 서러브레드(순혈종) ‘메니피’로 1회 교배료가 700만원이었다. 마사회에서 보유한 10마리의 우수 씨수말 가운데 최고 가격이다. 이 수말은 지난 2006년 37억2천만원에 수입돼 2007년부터 씨수말로 사용됐다. 메니피의 키는 등선 마루(뒷목선과 대퇴부가 만나는 곳)까지 165㎝이며, 몸무게는 660㎏이다.
종마로서 메니피는 많은 기록을 갖고 있다. 올해 1회 교배료는 700만원이지만, 2014년엔 1050만원으로 한국 역사상 최고액을 기록했다. 또 2011년부터 올해까지 5년 연속으로 교배료 1위다. 고향인 미국에서도 교배료가 1만5천달러(1600만원), 2세마의 평균 가격이 14만달러(1억5천만원)로 최고 수준이었다. 올해도 3월 초부터 7월 초까지 모두 83마리의 씨암말과 교배한다. 한국마사회의 이수길 제주본부장은 “마사회 소유이기 때문에 교배료가 비교적 저렴한 것이고, 민간인 소유라면 최고 5천만원까지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니피는 2007년 이후 453마리의 새끼들을 생산했고, 이 가운데 225마리가 2010년 이후 경주마로 출전해, 178마리가 519회나 우승했다. 2014년 생산한 65마리의 가치만 57억원, 2014년 2~3세 말들이 받은 경주 상금도 45억원에 이른다. 최근 성적으로는 2014년 아들인 경부대로(6살)가 1급 대회인 그랑프리와 대통령배에서 우승해 23억원을 벌었다.
메니피는 유명 종마들이 그렇듯 과거에 유명 경주마였다. 수입되기 전 1998~1999년 미국에서 11번 경마 대회에 출전해 5차례 우승했고, 4차례 준우승, 1차례 3위를 기록했다. 우승 상금으로 모두 173만2천달러를 받았다. 메니피는 유명 종마의 피를 받았는데, 그의 할아버지인 스톰 캣은 1회 최고 교배료 5억원, 생애 총 교배료 1400억원을 받은 최고의 종마 가운데 하나였다.
메니피는 지난 몇년 동안 국내에서 최고의 종마로 활약 중이지만, 나이가 19살로 많기 때문에 종마로서 은퇴할 날도 멀지 않았다. 현재 마사회의 10마리의 씨수말 가운데 메니피의 자리를 노리는 것은 수입가 30억6천만원, 1회 교배료 300만원인 티즈 원더풀(11살)이다. 티즈 원더풀은 지난해 수입 계약 전후 자식말이 미국의 경마 대회에서 잇따라 우승하면서 몸값이 크게 올라갔다. 티즈 원더풀이 메니피의 명성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제주/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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