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중저장조에서 들어올리다
수중 낙하방지시설로 떨어져
환경단체쪽 “원전사고 불안 커져”
수중 낙하방지시설로 떨어져
환경단체쪽 “원전사고 불안 커져”
경북 경주 월성원자력발전소에서 폐연료봉이 떨어지는 사고가 또 발생했다.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본부장 윤청로)는 “14일 오후 5시6분께 월성 4호기(가압중수로형 70만㎾급)에서 폐연료봉 2개가 분리돼, 이 가운데 1개가 아래로 떨어지는 사고가 일어났다”고 15일 밝혔다.
사고는 냉각돼 있던 사용후연료 다발을 수중저장조에서 건식저장용 용기로 옮기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수중저장조에서 인양공구를 사용해 연료 다발을 들어올리는 과정에서, 연료봉 1개가 분리돼 70㎝ 아래에 있는 수중 낙하 방지용 보호시설(쇠그물망)로 떨어졌다. 다른 연료봉 1개는 연료 다발에서 떨어져 나가지는 않고, 약간 분리돼 있는 상태다.
연료봉 안에는 원자력발전에 사용되는 우라늄이 들어 있는데, 보통 사용 뒤 6년 정도 수중저장조에서 열을 식힌 뒤 건식저장용 용기로 옮겨진다. 길이 50㎝, 지름 10㎝, 무게 23㎏인 중수로 원전 연료 다발에는 모두 37개의 연료봉이 붙어 있다.
월성원자력본부는 “작업 전체가 수중에서 진행되고 있어서 작업자의 안전에는 문제가 없고, 외부 환경에도 방사선 영향은 없었다. 사고가 난 연료봉에 대한 육안점검 결과 손상 또는 변형은 없었고, 수중저장조 건물 안 방사선 측정 결과는 정상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월성원전에서는 2009년 3월13일에도 1호기의 핵연료 교체 과정에서 자동이송설비 고장으로 연료 다발이 파손돼 연료봉 2개가 연료방출실 바닥과 수조에 떨어진 사고가 일어난 적이 있다. 당시 사고로 방사능이 누출돼 작업중이던 노동자 1명이 피폭되기도 했다. 이런 사실은 지난해 11월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김제남 의원(정의당)이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통해 처음 알려져 은폐 의혹이 일었다.
이상홍 경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2009년 사고에 이어 또다시 사용후핵연료를 다루고 처리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일어났다. 핵연료 처리 과정이 매끄럽지 못한 것 같아 주민들은 더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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