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겠습니다
향료 만드는 조향사 꿈꾸던 향매에게
언제나 사랑하고 있는 딸 향매에게.
어느덧 너희가 천국으로 떠난 지가 한해가 지나갔구나. 4월16일, 엄마와 아빠의 가슴에 못이 박히던 날만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지는 것만 같구나. 지금 이 편지를 쓰면서도 팽목항의 그 바다만 생각하면, 우리 공주가 그때 그 차디찬 바닷속에서 얼마나 살려달라고 엄마, 아빠, 언니를 외쳤을지 미칠 것만 같구나 어찌할 방법이 없어 터지는 가슴만 부여잡았지.
지금은 우리 딸한테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네. 생전에 엄마, 아빠가 못해준 것이 많아 너무나 후회되고 한스럽구나. 꿈 많은 우리 딸, 똑똑하고 항상 밝은 모습이었던 딸. 지금도 우리 곁에 있는 것만 같아. 엄마 귓전에 맴도는 너의 목소리, 날이 가면 갈수록 보고 싶어 미칠 것 같아. 엄마랑 네 목숨을 바꿀 수만 있다면,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눈에 넣어도 안 아픈 귀여운 우리 공주. 엄마, 아빠의 딸로 태어나줘서 고마워. 우리 가족에게는 세상에서 잊을 수 없는 행복이었어. 영원히 간직할게.
천국에서 모든 꿈 다 이루고 부족한 것이 있다면 엄마, 아빠의 꿈에라도 찾아와서 부탁하면 다 해줄게. 천국에서 모든 꿈 다 이루고 엄마, 아빠랑 그곳에서 다시 만날 그날까지 영원히 달과 별같이 밝게 살기를 바래.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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