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팟캐스트 시장은 2011년 4월 딴지일보가 제작한 ‘나는 꼼수다’(나꼼수)를 계기로 본격 활성화됐다. 나꼼수 71회 방송분의 회당 다운로드 수는 200만건이 넘는다. 2012년 2월 한 여론기관은 나꼼수 방송을 들어본 적 있는 국내 유권자가 10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했다. 방송을 마무리한 지 2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방송을 다시 들었다는 이들의 의견이나 감상이 해당 게시판에 올라오고 있다.
나꼼수가 활성화한 팟캐스트 시장은 정치와 시사가 중심이다. 여전히 전체 순위는 뉴스나 정치비평 팟캐스트가 위에 있지만 최근 다양한 장르로 분화하고 있다. 팟빵 누리집을 보면, 22일 현재 6010개의 팟캐스트가 방송 중인데 뉴스와 정치를 비롯해 도서, 영화, 경제, 어학, 교육, 코미디, 스포츠, 음악, 게임, 종교 등 범주가 다양하다.
뉴스와 정치 분야에서는 ‘노유진의 정치카페’를 비롯해 ‘새가 날아든다’, ‘정봉주의 전국구’, ‘장윤선의 팟짱’, ‘이박사와 이작가의 이이제이’, ‘시사통 김종배입니다’ 등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영화평론가 이동진의 ‘빨간책방’은 책 관련 팟캐스트 중 독보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출판사 창작과비평사가 2013년 시작한 국내 첫 문학 팟캐스트 ‘라디오 책다방’과 작가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 출판사 문학동네의 ‘채널 1: 문학이야기’도 문학에 관심 많은 독자들 사이에서 인기다. 코미디 분야에선 ‘송은이와 김숙의 비밀보장’, ‘정영진 최욱의 불금쇼’가, 취미 분야에서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지대넓얕)이 화제다. 전체 10위권 내 순위를 꾸준히 지켜내고 있는 지대넓얕은 무명의 진행자가 쓴 책이 순식간에 서점가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기존 지상파 라디오나 텔레비전 뉴스 등을 그대로 음성 파일로 변환한 팟캐스트도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팟캐스트를 이용한 ‘저비용 방송’이 가능해지면서 곳곳에 ‘마을라디오’, ‘마을방송국’이 설립되기도 했다. 서울에선 강북·동작·마포·용산·구로·관악구 등지에서 지역 주민들이 공동체 라디오 방송을 한다. 서울시 마을미디어지원센터에서 강사를 파견해 공개방송 노하우 등을 알려주기도 한다.
박기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