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함께하는평화콘서트가 30일 전북 전주시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에서 열렸다. 윤미향(맨오른쪽) 정대협 상임대표가 희망·연대·기다림을 얘기하자, 전주에서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처음 제안한 이여원(맨왼쪽)·김서현(왼쪽에서 세번째)양이 길원옥 할머니와 손을 잡고 있다.
전주서 ‘평화의 소녀상’ 건립 모금운동 콘서트 열려
“전쟁을 기억하라, 평화를 노래하라.”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함께하는 평화콘서트가 30일 오후 2시 전북 전주시 덕진동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평화의소녀상건립 시민추진위원회’가 광복 70돌을 맞아 오는 8월 전주시 풍남문광장에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을 세우기 위한 모금운동의 하나로 이뤄졌다.
길원옥(88) 할머니는 “고향이 평양인데 13살때 집을 나와서 아직도 가지 못하고 있다. 사람이니까 잘못을 할 수가 있는 것인데, 일본정부는 아직도 잘못을 사과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김복동 할머니도 함께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건강이 여의치 않아 오지 못하고 대신 영상메시지를 보냈다.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상임대표는 “일본정부의 배상과 사과를 국제 문제화시키기 위해 지난해 유럽을 방문했다.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여성단체들이 길 할머니가 고령에도 머나먼 현지를 방문한 것을 두고 그동안 너무 편안하게 여성·인권운동을 한 것 아니냐며 자성을 했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노랑나비는 희망과 연대를 의미하고, 세월호참사 이후에는 기다림을 뜻한다. 보라나비는 할머니의 색이다. 위안부 할머니에게는 명예와 인권을 드려야 하고, 고통을 겪는 세계 여성들을 위해 평화의 메시지를 소녀상에 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길 할머니는 매주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수요집회 행사장에서 참가자들에게 1천원씩 모금한 금액 중에서 100만원을 시민추진위원회 쪽에 전달했다.
이날 평화콘서트에서는 평화의 소녀상을 제작한 김운성·김서경 부부 조각가, 전주에서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처음 제안한 이여원·김서현(전주여고2)양, 조선희 전북여성단체연합 대표, 방용승 시민추진위 공동대표 등이 참여했다.
김서경 조각가는 “할머니들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가족·조국과 인연이 끊기고 제국주의 일본의 포악함에 희생됐음을 표현하기 위해 댕기머리가 아니라 짧은 단발머리로 형상화했다”며 평화의 소녀상에 대해 설명했다. 이여원양은 “관광객이 몰리는 전주 한옥마을에서 설문조사를 했는데, 응답자들이 위안부 할머니 문제를 잘 몰라서 방법을 찾다가 평화의 소녀상 건립 제안을 전주시청 누리집에 올렸다”고 말했다.
방용승 시민추진위원장은 “1만원씩 이상으로 추진위원 5천명한테서 모금할 예정이다. 의미가 있도록 추진위원을 소녀상에 새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북겨레하나 청소년평화통일기자단의 '바위처럼' 공연>
글·사진·영상 전주/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함께하는평화콘서트가 30일 전북 전주시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에서 열렸다. 행위예술가 한영애씨가 위안부 할머니들의 한을 표현하는 춤을 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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