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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동물 1700마리도 어엿한 조합원…‘우린 상품이 아니라 생명입니다’

등록 2015-06-04 19:54수정 2015-06-07 15:44

써니. 사진  써니 주인 박대루씨 제공
써니. 사진 써니 주인 박대루씨 제공
협동조합 동물병원 1호 ‘우리동생’ 개원

사람 조합원 960명 모여 결성
저소득층 반려동물 무상치료 계획
비글 강아지 ‘써니’가 동물병원 안을 세 다리로 열심히 뛰어다녔다. 다른 강아지들에게는 짖다가도 사람만 나타나면 두 발을 얹고 애교를 떨었다. 다리 하나가 없는 써니는 고양이 ‘나타샤’와 함께 지난 4월 이 동물병원의 ‘동물 대표’로 뽑혔다. 2012년 유기견이던 써니를 만나 지금까지 기르고 있는 박대루(33)씨는 “다리 절단이라는 큰일을 겪고, 한때 버림까지 받은 강아지이지만 무척 밝은 성격이다. 잘생긴 외모로 대표가 된 것 같다”며 웃었다.

‘우리동물병원생명협동조합’(우리동생)이 4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 문을 열었다. 협동조합 형태로 만들어진 최초의 동물병원이다. ‘사람 조합원’ 960명, 이들이 키우는 ‘동물 조합원’ 1700마리가 이 동물병원의 주인들이다. 수의사 3명을 고용한 뒤 거품을 걷어낸 ‘적정 진료비’는 조합원이 모여 결정했다.

‘동물과 함께 만드는 마을공동체’라는 설립 취지에 맞춰 조합의 정관은 ‘사람 편’과 ‘동물 편’을 따로 뒀다. 동물 편 정관은 ‘인간만의 세상, 인간만의 사회라는 건 존재하지 않습니다’라는 말로 시작한다. 또 ‘우리는 말로 아픔이나 고통을 호소하지 못한다’ ‘생명으로 태어난 이상 불안과 공포로부터 자유로울 동물의 권리’ ‘우리 입장에서 세심히 치료해주는 협동조합’ 등의 표현이 들어 있다. ‘우리들은 생각할 수 있고 기억할 수 있으며 감정을 가진 존재’라는 점도 강조했다. 박씨는 “우리동생이 동물을 단순히 사고팔고, 버리는 상품이 아닌 공존하는 생명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동물과 함께 어우러지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2층짜리 가정집을 개조해 만든 우리동생은 동물 돌봄을 매개로 한 지역공동체를 꿈꾼다. 1층에는 병원이, 2층에는 카페가 운영된다. 동물 미용실도 갖췄다. 우리동생 ‘사람 대표’를 맡은 정경섭(44)씨는 “동물 장난감·간식 만들기 모임, 큰 고양이 모임 등 반려동물을 매개로 한 소모임이 이미 꾸려졌다. 반려동물을 이해하는 법을 가르치는 활동과 유기견, 유기 고양이, 저소득층 반려동물 무상치료도 할 계획”이라고 했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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