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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새 서식지 몰아내려 ‘시멘트 포장’

등록 2005-10-07 02:53수정 2005-10-07 02:53

인천공항, 비행기사고 우려 1160m 물길 생태파괴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비행기와 새가 충돌하는 것을 막는다는 이유로 새들의 서식지 자체를 제거하기 위해 부근 하천 바닥을 시멘트로 바르고 보도블록을 깔아 생태계를 파괴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건설교통위원회 소속 장경수 열린우리당 의원이 6일 인천국제공항공사 쪽으로부터 입수한 자료를 보면, 공사는 새들의 서식지를 없애 항공기가 이착륙할 때 새들과 충돌하지 않도록 너비 100m, 길이 8.66㎞에 이르는 인천국제공항2단계건설 남북쪽도로 주배수로의 바닥을 시멘트와 보도블록으로 메우는 ‘건천화 사업’을 진행했다. 공항공사가 자리잡은 영종도는 광대한 개펄지역으로, 천연기념물 제205호 저어새와 해오라기, 물떼새, 왜가리를 비롯한 다양한 조류가 집단 서식해 생태적 가치가 높은 곳으로 꼽힌다.

인천공항공사는 2003년 말 주배수로 건천화 공사를 시작해 지난해 8월까지 남쪽 2560m, 북쪽 1160m까지 공사를 마무리했으며, 모두 98억원의 예산을 쏟아부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처음에는 배수로에 그물망을 설치하거나 배수로 자체를 땅에 묻는 방법도 검토했으나 시공비가 많이 들고, 유지보수가 어려워 건천화 방안을 택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천공항공사의 자체 사업검토서에도 “건천화를 추진하면 하천 환경이 사막화되어 환경적 측면에서는 좋지 않다”고 적혀 있어 공사가 건천화가 미칠 생태파괴적 요인을 알고서도 공사를 강행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건교부는 지난해 3월 이 사업에 대한 감사를 벌여 “배수로 부근의 다른 습지와 광활한 갯벌을 남겨둔 채 배수로만을 건천화할 경우 조류 퇴치의 실효성이 의문시되는 등 효용성과 경제성에 문제가 있다”며 공사 중단과 함께 이미 공사를 마친 구간에 대해서는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처리방안을 강구하도록 지시했다.

장 의원은 “다행히 이 사업이 건교부의 지적으로 중단됐다고 하지만 이미 절반 이상의 공사가 진행돼 많은 예산이 낭비되고 생태계가 파괴됐다”고 지적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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