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때리기 대회 . 제2회베이징 멍때리기대회 페이스북
‘대륙의 멍때리기’는 스케일이 다를까? 지난해 10월 화제 속에 서울에서 열린 멍때리기 대회(<한겨레> 2014년 10월28일치 8면)가 이번에는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도시 가운데 하나인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다.
‘멍때리다’는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있다’를 뜻하는 속어다. 베이징 멍때리기 대회는 지난해 대회를 기획한 행위예술가 웁쓰양(39), 중국 대안언론 <유이쓰 차이나>와 공공미술관 오낫갤러리, 베이징 행사를 제안한 중국인 차오톈톈이 공동주최한다. 웁쓰양은 16일 “서울 못지않게 빠르고 여유 없는 도시인 베이징에서도 ‘멍때리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직장인 차오톈톈의 연락을 받고 행사를 열게 됐다. 한국의 멍때리기 대회가 알려진 뒤 중국 곳곳에서 이를 모방한 행사들이 있었지만 이번 멍때리기 대회는 한국 대회의 정통성을 이어가는 대회”라고 설명했다. 짝퉁이 아니라 제대로 된 멍때리기 대회라는 설명이다. 멍때리기 승자를 가리는 방식은 한국 대회와 같다. 낮은 심박수와 관객 투표를 종합해 우승자를 가린다. 우승자는 한국 대회와 마찬가지로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을 본뜬 트로피를 받게 된다.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는 ‘딸의 멍때리기 잠재력을 발견했다’는 모녀 신청자 등의 참가 사연과 동영상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대회 개최 소식을 알린 지 이틀 만에 100여명이 참가를 신청했다고 한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멍때리기 대회 포스터. 제2회 베이징 멍때리기대회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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