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총리 인준
김진태 검찰총장 퇴진 안할 듯
김진태 검찰총장 퇴진 안할 듯
황교안 국무총리가 18일 임명되면서 후임 법무부 장관 인선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이들은 김현웅 서울고검장(56·사법연수원 16기) 등 김진태 검찰총장(63·˝ 14기)의 후배 기수들이다. ‘기수 역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서초동은 김 총장의 거취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금명간 황 총리의 제청을 받아 후임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지명할 예정이다. 김 고검장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김홍일(59·˝ 15기)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과 길태기(57·˝) 전 법무부 차관 등도 후보군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 김 총장의 사법연수원 1~2년 후배다. 박 대통령이 누구를 선택하건 기수 역전의 현실화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서열을 중시하고 상명하복 질서가 강한 검찰 문화에서 검찰총장보다 후배가 법무부 장관이 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검찰청법상 장관은 검찰총장을 지휘하는 자리다. 이에 따라 기수 역전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법조계 안팎에서 나온다. 한 검찰 관계자는 “청와대가 총장한테 아무 언질 없이 그렇게 인사를 한다면 그건 물러나 달라는 신호”라고 말했다. 김 총장의 임기(2년)는 12월1일까지다.
더욱이 현직인 김 고검장이 장관이 되면 기수 역전을 넘어 ‘지휘 역전’까지 된다. 김 고검장은 현재 고검장 5명 가운데 한 명으로 김 총장의 지휘를 받고 있다.
그러나 기수 역전의 선례가 있다는 점을 들어 이번 인선이 총장의 거취와 연결되지 않을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참여정부에선 강금실 장관(˝ 13기)-송광수 총장(˝ 3기), 천정배(˝ 8기) 장관-김종빈(˝ 5기) 총장이 있었고, 이명박 정부에서도 이귀남 장관(˝ 12기)-김준규 총장(˝ 11기) 사례가 있었다. 한 검찰 간부는 “준사법기관의 수장인 검찰총장은 정무직인 장관과 지위 고하를 따지기보다는 독립된 신분으로 봐야 한다”며 “특별한 이유없이 임기제를 무색하게 하는 가설을 만들어낼 이유가 없다”고 했다.
그럼에도 검찰 내부는 ‘검찰총장 교체설’이나 ‘8월 인사설’ 등이 여전해 다소 뒤숭숭한 분위기다. 애초 현직 고검장의 장관 발탁설은 박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해에 검찰총장 ‘임명권’을 한 번 더 행사해 대통령 선거를 관리하려 한다는 정치적 계산과 연결돼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대해 검찰의 다른 관계자는 “대선을 앞두고 자기 사람을 총장으로 앉히고 싶은 것은 모든 권력의 욕망”이라며 “장관 인선조차 이뤄지지 않았는데 총장 교체설부터 나도는 이유가 어디에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하지만 김 총장은 사석에서 ‘후배 장관’이 임명되더라도 퇴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장 임기제’로 상징되는 검찰의 독립성을 지키겠다는 뜻도 밝혔다고 한다. 청와대가 임기 보장을 이미 약속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김 총장이 박근혜 정부와 무리없이 호흡을 맞춰온 마당에, 전임 채동욱 총장에 이어 김 총장마저 용퇴시켜 검찰의 독립성을 훼손시켰다는 비판을 자초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