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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단독] ‘서울대 교수 탈락’ 후배가 1년 동안 선배 해코지

등록 2015-06-22 01:40

서울대학교 정문. 한겨레 자료 사진
서울대학교 정문. 한겨레 자료 사진
채용된 미대 교수에 대해 1년 동안
“학위 가짜” “표절” 허위사실 유포
검찰, 50대 공예작가 구속영장 청구
2013년 8월부터 2014년 6월까지 서울대 당국과 교수, 기자 등에게는 서울대 미대 ㅎ교수를 음해하는 내용의 전자우편 여러 건이 발송됐다. 논문을 표절한 자격미달자인데도 교수로 임용됐고, 이 과정에 학교 쪽 비리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한겨레>가 입수한 전자우편을 보면, ㅎ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에서 무려 100여건에 이르는 표절을” 했으며 “다른 대학에서는 결코 뽑지 않을 실력 미달의 인물”이라는 주장이 담겼다. 전자우편에는 ‘ㅎ교수의 학위가 가짜일 가능성이 있다’ ‘ㅎ교수가 남편인 다른 대학 ㅈ교수의 영향력 때문에 서울대에 채용됐다’ ‘ㅈ교수도 표절 의혹이 있다’는 취지의 내용도 포함됐다. 전자우편은 두 사람을 “부부 표절단”이라고 칭했다. ㅎ교수 부부는 서울대 미대 같은 학과 출신이다. 이런 내용은 ㅎ교수의 제자에게까지 보내졌다.

견디다 못한 ㅎ교수 부부는 2014년 4월 전자우편 발신자를 처벌해달라고 검찰에 고소했는데, 1년 남짓한 수사 끝에 검거된 주범은 ㅎ교수의 서울대 미대 같은 학과 후배인 중견 공예작가 최아무개(50)씨였다. 최씨는 몇년 동안 서울대 교수 자리에 도전했지만 2011년 자신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학과 선배인 ㅎ교수가 채용되면서 교수 채용 기회가 사라졌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그 뒤 ㅎ교수의 채용과 논문에 문제가 있다는 소문이 돌자 최씨는 같은 학과를 나온 서울의 한 사립대 이아무개(43) 교수, 미국 대학에서 강의하는 이아무개(38)씨와 함께 ㅎ교수의 논문을 분석하고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을 2013년 8월 서울대 당국에 제보했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몰랐던 ㅎ교수의 남편 ㅈ교수는 우연히 2013년 10월께 후배인 이 교수에게 안부 전화를 걸고 이 교수와 친한 최씨의 근황도 물었다고 한다. ㅈ교수의 전화를 받고 의심을 받는다고 생각한 최씨 등은 조급해진 것으로 보인다. 2013년 말~2014년 초 이들이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 등에 보낸 전자우편을 보면 ‘ㅎ교수의 표절과 채용 비리와 관련한 결론을 빨리 내리지 않으면 관련 내용을 언론에 공개하겠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이들은 ㅎ교수가 박사학위를 받은 영국 대학 세미나에 참석한 것을 두고 ‘논문이 문제가 돼 청문회에 참석하러 갔다’ 등의 허위사실을 담은 전자우편을 서울대 미대 동문 등에게 공개적으로 보내기 시작했다고 한다. 전자우편을 보내는 일은 미국에서 강의를 하는 이씨가 맡았다. 외국에서 보낸 전자우편은 추적이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씨의 행위가 들통난 것은 아이피(IP) 추적에 의해서다. ‘사이버상 허위사실 유포 사범 전담수사팀’인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부장 김영기)는 지난달 한국에 입국한 이씨를 불러 조사한 뒤, 최씨와 이 교수 등이 공모한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 19일 최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검찰 조사에서 “ㅎ교수를 음해하려 했던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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