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복동 할머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90·사진) 할머니가 24일 분쟁지역 피해아동 지원과 평화활동가 양성에 써달라며 평생 모은 돈 5000만원을 ‘나비기금’에 기부했다.
김 할머니는 서울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184차 수요시위에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에 기부 의사를 밝혔다. 그는 “어린 나이에 위안부로 끌려가 공부를 제대로 못한 것이 늘 한이었다”며 “일본 정부 배상금을 받으면 그 돈으로 기부하려 했는데 언제 받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나이도 많아 어찌될지 몰라, 한푼 두푼 모은 전재산을 기부한다”고 했다.
나비기금은 이 돈으로 ‘김복동 장학기금’을 만들기로 했다. 국내외에서 성폭행으로 태어난 아이들과 분쟁지역 활동가 교육기금으로 쓸 예정이다.
나비기금은 2012년 3월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위안부 피해자인 김 할머니와 길원옥(88) 할머니가 ‘일본 정부에서 받을 배상금 전액을 우리와 같은 고통을 겪는 전시 성폭력 피해여성들을 돕는 데 쓰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만들어졌다. 일본이 배상을 하지 않고 있어, 뜻을 같이하는 이들의 기부금 1억5000여만원으로 운영된다.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에 의한 성폭행 피해자, 콩고민주공화국 내전 성폭행 피해자들에게 지원금을 보내고 있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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