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수사팀 곧 결과발표뒤 해체
출석강제 카드 없어 중앙지검 넘길듯
노건평 특사 관련 1억원대 수수 포착
출석강제 카드 없어 중앙지검 넘길듯
노건평 특사 관련 1억원대 수수 포착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이 수사 끝내기 수순에 접어들었다. 수사팀은 출석 요구에 불응하는 이인제 새누리당 최고위원과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전 공동대표를 분리해 향후 조사·기소하도록 하고, 그간의 수사 경과와 결과를 발표한 뒤 팀을 해체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30일 전해졌다. 지난 4월13일 수사팀이 발족한 뒤 80여일 만이다.
수사팀은 두 의원이 출석 요구에 불응하자 다양한 대응 방안을 검토했다. 이 가운데 ‘분리조사 방안’을 가장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직접조사가 이뤄지지 않으면 기소가 부실해질 수 있는데다, 현재로선 이들의 출석을 강제할 ‘카드’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임시국회 회기가 끝나기를 기다려 체포를 시도할 수도 있지만 정치적 부담이 만만찮다. 이 경우 두 의원 사건은 서울중앙지검에 이송돼 조사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수사팀은 ‘성완종 리스트’ 자체에 대한 수사 결과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특별사면 로비 의혹과 관련해 소환조사를 받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73)씨의 조사 내용을 더해 수사 결과를 발표한 뒤 팀을 해체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수사팀 관계자는 “소환에 불응하는 두 의원을 기다리는 것 말고는 모든 조사를 마쳤다. 조만간 교착상태를 해소할 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대구고검을 방문한 김진태 검찰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수사 마무리가) 거의 다 돼가고 있다”며 “(두 의원은) 본인들 이야기를 직접 들어봐야 더 정확하다”고 말했다.
앞서 수사팀은 ‘막판 스퍼트’ 끝에 이 최고위원과 김 전 대표의 혐의를 찾아냈다. 두 의원은 성 전 회장의 일정표에 자주 만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수사팀은 두 의원과의 만남 직전에 현금화된 비자금의 사용처를 추적했으며, 이 최고위원과 김 전 대표한테 각각 1000만원과 3000만원을 전달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최고위원은 지난 27일 출석하겠다던 약속을 뒤집고 수사팀과 연락을 끊었고, 김 전 대표도 야당 탄압이라고 주장하며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수사팀은 2007년 말 성 전 회장 특별사면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 노건평씨에 대한 조사도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노씨가 2008년 이후 지인의 업체 등을 통해 성 전 회장 쪽에서 1억원대 금품을 받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특별사면 대상자 명단에서 빠졌던 성 전 회장이, 경남기업 임원 김아무개씨가 노씨한테 특별사면을 청탁했다는 시점 이후에 추가된 정황도 확보했다고 한다. 수사팀은 기소 방침을 확정한 이완구 전 국무총리와 홍준표 경남도지사도 노씨와 함께 일괄 기소할 방침이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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