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중·고교 참고서 출판사인 지학사와 동아출판이 ‘핵심’ 상표의 사용을 두고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고등학교 사회·과학 참고서 브랜드 ‘하이라이트 핵심’ 시리즈를 출간해온 지학사는 지난 4월 동아출판의 중학교 과학 참고서 브랜드 ‘핵심 하이탑’이 자신들의 상표권을 침해했다며 서울남부지법에 소송을 냈다.
지학사는 2002년 ‘하이라이트 핵심’ 상표권을 출원(등록은 2004년)해 사용해왔다. 그런데 4년 전 동아출판에서도 원래 브랜드인 ‘하이탑’에 ‘핵심’을 붙인 ‘핵심 하이탑’ 시리즈를 내기 시작했다. 고등학생과 중학생의 참고서 시장 자체가 달라 별문제가 없었지만, 지난해 말 동아출판이 올해치 참고서 표지에 ‘하이탑’보다 ‘핵심’이라는 글자를 훨씬 크게 디자인하면서 ‘참고서 전쟁’이 벌어지게 됐다.
지학사 관계자는 1일 “참고서업계에서는 ‘핵심=지학사’ ‘하이탑=동아’라는 등식이 있다. 그런데 동아출판 쪽에서 상도의를 어기고 이를 깨버렸다”고 했다. 이어 “지난 1월 영업사원들한테서 ‘이게 뭐냐’는 불만이 나와 동아출판에 시정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는데 받아들이지 않아 결국 소송을 내게 됐다”고 했다.
반면 동아출판은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동아출판은 지학사로부터 내용증명을 받은 지난 1월 ‘핵심 하이탑’ 상표권을 출원해 지난달 18일 상표권 등록을 마쳤다. 동아출판 관계자는 “‘핵심’이 상표권 침해 소지가 있다면 상표권 등록조차 되지 않았을 것이다. 다른 업체들도 참고서에 ‘핵심’이라는 단어를 쓰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지학사는 ‘핵심’보다는 ‘하이라이트’가 주요 브랜드”라고 했다.
한국특허정보원 누리집에서 ‘핵심’이 들어간 상표를 검색해보면, 식품회사 농심이 1989년 ‘핵심’으로만 출원해 등록했다. 출판업으로 한정하면 지학사·동아출판 외에 2007년 출원·등록한 ‘핵심체크 종로아카데미’가 있다.
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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