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광수(앞줄 왼쪽) 감독과 김승환(앞줄 가운데) 레인보우팩토리 대표가 6일 오후 3시 서울시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동성결혼 혼인신고 불허 관련 소송 첫 심문에 참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김조광수·김승환씨 부부
국내 첫 동성혼 혼인신고 재판
혼인신고 안받아줘 불복신청
“민법엔 동성혼인 금지문구 없어”
심리 마친뒤 “법정서 결국 눈물”
국내 첫 동성혼 혼인신고 재판
혼인신고 안받아줘 불복신청
“민법엔 동성혼인 금지문구 없어”
심리 마친뒤 “법정서 결국 눈물”
“결국 법정에서 울고 말았다. 더 늦기 전에 우리 관계를 인정해 달라고 호소했다.”
6일 오후 김조광수(50)씨는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국내 첫 동성혼 혼인신고 심리를 마치고 나온 뒤 눈물을 흘렸다. 영화감독인 그는 38년간 법정싸움을 하다 나이 들어 부부 중 한 명이 죽은 뒤에야 동성혼이 합법화하는 과정을 그린 미국 다큐멘터리 영화를 언급했다. 그와 결혼한 김승환(31)씨도 “결혼은 단순히 성애적 관계가 아닌 복합적이고 헌신적인 관계다. 나 역시 그런 관계를 꿈꾼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2013년 9월 공개결혼식을 올린 김씨 부부는 서울 서대문구청이 ‘민법상 동성혼을 혼인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혼인신고를 받아주지 않자 지난해 5월 법원에 불복신청을 냈다. 1년여 만에 시작한 재판의 첫 심문은 가족관계등록 비송사건(민사사건 중 소송절차로 처리하지 않는 사건)을 전담하는 이기택 법원장이 맡았다.
변호인들은 “우리 민법 등에는 동성 간 혼인을 금지하는 문구가 없다”고 주장했다. 최근 미국 연방대법원이 동성결혼을 헌법상 기본권으로 인정한 터여서, 비공개로 진행된 심리에서 재판부는 변호인·참고인들의 설명을 경청했다고 한다. 류민희 변호사는 “법조계와 보건계 전문가들이 민법·헌법 해석과 함께 소수자들이 느끼는 정신적 스트레스 등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비송사건은 소송보다 비교적 신속하게 진행되는 편이다. 김병찬 서울서부지법 공보판사는 “사안이 복잡한 경우 심문을 몇 차례 더 할 수도 있다”고 했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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