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산·봉황산·마리산…산림청, 지명변경 신청
“애초 속리산 최고 봉우리 이름은 천왕봉이었는데 일제가 일왕을 상징하는 천황봉으로 바꿔 놓았습니다. 바로잡아 주세요.”
산림청은 지난해 10월부터 벌여온 ‘우리 산이름 바로잡기’ 캠페인에 접수된 국민 제안 가운데 심사를 거쳐 1차로 바로잡을 대상 39건을 해당 자치단체 지명위원회 등에 8일 통보했다.
이에 따르면, 충북 영동의 민주지산은 <동국여지승람>에 백운산으로 나와 있으나 일제 때 변경됐으며, 경북 문경의 이화령은 일제 때 신작로가 생기면서 옛 지명인 이우릿재라는 이름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또 산성이 있는 대전의 계족산은 애초 봉황산이었으나 일제가 봉황을 닭으로 격하시켜 이름을 계족산으로 고쳤으며, 서울 강북구와 경기도 고양시 경계에 있는 백운대 역시 일제가 주민들의 기상을 꺾기 위해 백운봉 대신에 백운대로 바꾼 것이라며 원래의 이름을 회복할 것을 제안했다.
이 밖에 춘천의 우두산은 소슬뫼, 구미 금오산은 대본산, 춘천 가리왕산은 갈왕산, 인천 강화 마니산은 마리산, 서울 북한산은 삼각산, 경기 양평 유명산은 마유산, 충북 제천 작성산은 까치성산 등으로 바꾸는 방안이 제시됐다.
최종적인 산 이름 변경 여부는 자치단체별로 지명위원회 등에서 검증을 거쳐 결정하게 된다. 산림청은 연말까지 ‘산이름 바로잡기’ 국민 제안을 계속 받을 계획이다. (042)481-4281.
대전/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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