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차장·서울고검장·중앙지검장
총장 배출 1순위 세곳 TK로 채워
김진태 검찰총장 잔여임기 넉달
‘내란음모’ 수사 대검 차장 ‘우세’ 속
“청 막판까지 충성경쟁 유도” 분석
총장 배출 1순위 세곳 TK로 채워
김진태 검찰총장 잔여임기 넉달
‘내란음모’ 수사 대검 차장 ‘우세’ 속
“청 막판까지 충성경쟁 유도” 분석
김현웅 법무부 장관 취임으로 공석으로 남아 있던 서울고검장에 이득홍 부산고검장이 21일 취임하면서 차기 검찰총장 인선 구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청와대가 ‘티케이(TK·대구경북) 3인방’을 후보군에 올려놓고 충성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직에서 검찰총장이 발탁될 경우 대검 차장, 서울고검장, 서울중앙지검장 가운데서 지명되는 경우가 많다. 대검 차장은 검찰조직의 ‘공식적 2인자’이고, 서울고검장은 서울중앙지검과 수원·인천·춘천지검 등 가장 넓은 권역을 관할하는 수석 고검장이다. 서울중앙지검장은 실제 수사를 지휘해 강력한 ‘화력’을 손에 쥔 자리다. 김진태(대검 차장)·채동욱(서울고검장), 한상대·천성관(이상 서울중앙지검장) 등 전·현직 검찰총장이나 검찰총장 후보는 이런 자리를 거쳐 발탁됐다.
이득홍 서울고검장이 취임하면서, 총장 후보군인 주요 보직 세 자리는 모두 티케이 출신으로 채워졌다. 김수남(사법연수원 16기·1987년 수료) 대검 차장은 대구 출신으로 대구 청구고를 졸업했다. 이득홍(16기) 서울고검장은 서울 관악고를 나왔지만 대구 출신이다. 박성재(17기) 서울중앙지검장은 경북 청도 출신으로 대구고를 나왔다.
얼마 전만 해도 김수남 차장이 가장 유력하다는 관측이 우세했다. 수원지검장 때 이석기 전 의원 내란음모 사건 수사를 지휘해 통합진보당 해산의 실마리를 제공했고, 서울중앙지검장 시절에도 ‘정윤회씨 국정 개입 의혹 사건’과 ‘<산케이신문>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 등을 처리하며 청와대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우직한 강골 검사라는 내부 평가가 있는 박성재 서울중앙지검장이 만만찮게 부상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는 자원외교·포스코 비리 수사, 박범훈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수사 등 전 정권 관련 사정 수사를 지휘했다.
박성재 지검장과 마찬가지로 ‘티케이케이’(TKK·티케이+고려대) 출신인 이득홍 고검장은 현 정권에서 동기들에 비해 한발 밀렸다는 말을 들었는데, 이번에 ‘마지막 티켓’을 쥔 셈이 됐다. 이 고검장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촌 동서다.
서울 서초동에서 근무하는 고검장급 세 보직을 모두 티케이로 채우는 것은 부담스러워 한때 서울고검장에 전북 출신인 김희관 광주고검장을 검토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실제 인사는 달랐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티케이 일색으로 총장 후보군을 구성하는 게 정권 입장에서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건 순진한 생각이다. 인사권자로서는 누구든 (자리 보장을) 안심할 수 없다는 점을 주지시켜야 끝까지 충성할 것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태 총장의 임기는 12월1일까지이나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 구성→총장 후보자 3명 안팎 압축→대통령 지명→국회 인사청문회 일정을 고려하면 9월에는 차기 인선 작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한 검사장은 “김수남 차장이 대세였는데 어느새 티케이끼리 경쟁을 붙여놓은 모양새가 됐다. (김 차장을) 시켜주더라도 쉽게 시켜주지 않을 테니 긴장하란 신호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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