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사고 믿기지 않지만 사람 구하고 떠나신 어머니 자랑스럽다”

등록 2015-07-29 18:53

이혜경씨
이혜경씨
계곡 빠진 등산객 2명 구하고 숨진 ‘의인 주부’ 이혜경씨 화제
수영 선수 출신 주부가 계곡에 빠진 이들을 구하고 자신은 목숨을 잃었다.

서울 서초동에 사는 이혜경(51)씨는 지난 25일 밤 산악회 회원들과 함께 경북 울진군 왕피천 계곡 트레킹에 나섰다. 이튿날 새벽부터 계곡을 헤엄쳐 내려오는 트레킹을 시작한 이씨는 낮 12시20분께 물 밖으로 나와 쉬다가 계곡에 빠진 최아무개(35)씨를 발견했다. 최씨는 등산 스틱을 주우러 들어갔다가 깊이 3m가 넘는 계곡물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최씨와 함께 등산을 온 여성이 구조하겠다며 물에 들어갔지만 함께 물살에 휩쓸리고 말았다.

“살 수 있어요!” 곧바로 물 속으로 뛰어든 이씨는 두 사람을 향해 큰 소리로 말하며 다가가 이들을 물가로 세게 밀어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갑자기 일어나 심장마비 때문에 계곡물을 빠져나오지 못했다.

연세대 체육학과를 졸업한 이씨는 젊을 때 서울시 대표로 장거리 자유형 수영 선수로 활동했다. 수상 안전요원 자격증도 지닌 그는 지난해 산에서 실족한 노인을 보고 심폐소생술를 시도해 목숨을 구했고, 그 전에도 물에 빠진 딸의 친구, 무더위가 심한 날 차 안에 갇힌 노인을 구출하는 등 위험에 처한 이웃을 구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씨는 캠퍼스 커플로 만난 김덕배(51)씨와 결혼해 두 딸을 뒀다. 자매 역시 봉사 정신이 투철해 큰딸은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세계봉사단원으로 필리핀에서 장기 봉사활동을 하는 중이고, 둘째 딸은 지역 아동센터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한다. 이씨는 서초구 녹색어머니회 활동, 치매노인센터 주방 봉사, 장애아동 수영 강습 등 평소 봉사 활동도 열심히 했다.

둘째 딸 수빈(22)씨는 “처음 사고 소식을 들었을 때 믿기지 않았지만, 나중에 사람을 구하고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전해듣고 자랑스러운 마음이 더 컸다. 사람들이 엄마의 사연을 읽고 의롭게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