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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20년째…일본 우익 기금으로 연구하는 교수들

등록 2015-08-19 20:12수정 2015-08-20 10:11

A급전범의 설립재단이 자금출연한
‘아시아연구기금’ 통해 한·일 연구
한국인 이사 6명중 3명이 연세대 교수
기금쪽 “일 우익 영향 안받아”
서울 신촌 연세대 본관. 이정우 선임기자
서울 신촌 연세대 본관. 이정우 선임기자
2005년 5월 연세대 교수협의회는 ‘누가 일본 극우세력의 검은돈, 아시아연구기금을 연세로 끌어들였는가’라는 자료집을 냈다. 태평양전쟁 A급 전범 사사카와 료이치가 설립한 ‘일본재단’이 연세대에 출연한 돈 75억원으로 1995년 만들어진 아시아연구기금을 비판하며 기금 해체를 촉구하는 내용이었다. 사사카와는 1930년대 일본 우익단체인 국수대중당을 만들고 ‘1인 1함대 격멸’이라는 가미카제 특공대의 이론적 배경을 제공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당시 교수들은 “일본에서도 양심 있는 지식인들은 이 재단 돈을 받지 않는다”며 반발했다.

광복 70돌인 2015년에도 아시아연구기금은 건재하다. 자산은 100억원을 넘어섰다. 18일 <한겨레>가 이 기금의 연차보고서를 살펴보니, 최근 9년간 각종 연구와 학술교류 사업에 42억원을 지원하는 등 활발하게 움직여왔다. 자산도 이자수익 등을 통해 103억여원으로 불었다.

이사회는 일본과 한국에서 번갈아 열리는데, 2012년에는 우익 정치인인 아카자와 료세이 자민당 중의원 의원이 이사로 선출되기도 했다. 아카자와는 과거 “다케시마(독도)는 한국이 불법 점거 중이다” 등의 발언을 한 인물로 지금은 내각부 부대신(차관)을 맡고 있다. 그는 3년 임기를 마치고 지난 6월 기금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기금 운영 초기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을 주도한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 소속 인사가 이사를 맡았던 것과 겹치는 대목이다.

이에 배종윤 아시아연구기금 사무총장은 “아카자와 의원을 이사로 일본 쪽이 추천했을 때 한국 쪽에서 논란이 되기는 했다”면서도 “이사 한 명이 기금을 좌우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있어 결국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배 사무총장은 또 “올해 이사장이 바뀌고 중립적 인사들로 이사진이 채워졌다”고 했다.

연세대와의 특별한 관계 역시 해소되지 않았다. 올해 이사장이 된 문정인 교수를 비롯해 한국인 이사 6명 중 3명이 연세대 교수다. 기금 이사였던 정창영 전 교수, 사무총장을 맡았던 정갑영 교수는 연세대 전·현직 총장이다. 역시 연세대 교수인 배 사무총장은 “돈의 출처에 우려가 있더라도 결국은 한-일 관계 발전을 위해 쓰인다. 결과물을 보면 일본 극우세력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았다. 이사장을 비롯해 한국 쪽 이사진 모두 돈의 쓰임에 특별히 주의하고 있다”고 했다.

이름 밝히기를 꺼린 한 연세대 교수는 “연구 결과와 별개로, 기금을 통해 일본 재단의 자금 수혜를 받는 학자들을 (일본 쪽이) 인적 네트워크로 묶을 수도 있다”고 했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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