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26년 경력’ 경찰관이 권총 작동 방식 몰랐다니…

등록 2015-08-26 20:06수정 2015-08-27 10:13

“첫칸 비워 발사 안될 줄 알았다”
주기적 교육 제대로 안 이뤄져
허술한 총기 관리 또 도마에
군인권센터 “검찰이 철저 수사를”
한국 경찰이 사용하는 스미스앤드웨슨(S&W) 모델 10 권총. 스미스앤드웨슨 누리집 갈무리
한국 경찰이 사용하는 스미스앤드웨슨(S&W) 모델 10 권총. 스미스앤드웨슨 누리집 갈무리
총기 오발로 의경을 숨지게 한 경찰관이 26년 경력에도 총기를 제대로 다룰 줄 몰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서울 구파발 군경합동검문소 생활실에서 일어난 총기 사고를 조사하는 은평경찰서는 검문소 감독관 박아무개(54) 경위가 근무 때 사용해온 38구경 권총의 작동 방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26일 밝혔다. 박 경위는 “원형 탄창의 12시 방향 첫 칸은 비워놓고 둘째 칸(2시 방향)은 공포탄, 셋째 칸에는 실탄을 넣어놓아서 아무것도 발사되지 않을 줄 알고 방아쇠를 당겼는데 실탄이 나갔다”고 진술했다.

이 진술 내용은 실제 리볼버 권총 사용법과 다르다. 원형 탄창에 탄환 6발을 넣는 38구경 권총은 방아쇠를 당기기 전 12시 방향이 아니라 2시 방향 약실에 있던 탄환이 발사된다. 방아쇠를 당기면 원형 탄창이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면서 2시 방향 탄환이 총열에 맞춰지기 때문이다.

25일 오후 서울 은평구 구파발 군경합동검문소에서 발생한 총기 오발사고로 의경 1명이 사망한 사고 현장. 2015.8.25 연합
25일 오후 서울 은평구 구파발 군경합동검문소에서 발생한 총기 오발사고로 의경 1명이 사망한 사고 현장. 2015.8.25 연합
그러나 박 경위는 경찰 조사를 받기 전까지 이를 몰랐다고 한다. 사고 당일, 권총이 규정대로 장전돼 있었어도 공포탄을 쏘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이다. 박 경위는 장전 상태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으나, 원래 6시 방향 약실에 들어 있어야 맞는 탄환이 발사된 것으로 조사됐다.

26년 경력의 경찰관조차 권총 작동 방식을 몰랐다는 것은 경찰의 총기 관리 문제점도 드러내준다. ‘경찰 장비의 사용 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는 분기·반기마다 한 차례 권총의 사용 요건과 안전수칙을 교육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사고가 난 검문소를 관할하는 은평경찰서 관계자는 “총기 사용에 대해 별도 교육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박 경위는 경찰 조사에서 과거 2~3차례 동료에게 권총을 겨누는 장난을 쳤다고도 밝혔다. 경찰은 이날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박 경위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한편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업무상 과실치사로 판단한 것은 제 식구 감싸기다. 지휘 책임이 있는 경찰은 이 사건에서 손을 떼고 검찰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여부를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승 방준호 기자 rais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