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아동음악경연대회 국악합주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한 안동 서후초등학교 국악반 어린일들이 교정에 모였다. 서후초등학교 제공
“친구들과 연주하니 흥이 절로”
전교생이 61명밖에 되지 않는 경북 안동의 시골 초등학교가 처음 참가한 전국음악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아 주위를 놀라게 했다.
경북 안동시 서후면 성곡리 서후초등학교 국악반이 최근 서울교대에서 열린 제42회 전국아동음악경연대회 국악 합주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 학교 국악반은 4·5·6학년 전원인 40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학교 학생들이 가야금 등 국악을 배우기 시작한 것은 2003년 3월 임성국(33) 교사가 부임해 오면서부터다. 교육대학시절 국악동아리 활동을 거쳐 영남대 국악과 대학원에 진학까지 했던 국악애호가인 임 교사는 우리 전통악기와 소리를 들려주며 시골 아이들을 국악반으로 이끌었다.
임 교사는 “아이들이 서양음악 위주로 음악교육을 받는 게 평소에 안타까왔다”며 “우리 역사를 알아야 하듯 우리 음악에 대한 근본을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에 국악교육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공부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특기·적성교육 시간과 점심시간을 이용했고, 방학 때는 3,4일 동안 국악공부방을 통해 집중적으로 지도하기도 했다.
한 대에 200만원 하는 가야금은 안동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10대를 구입했고, 그 외 악기들은 학부모와 학교운영위원회, 학교 등의 도움을 받아 마련했다. 국악반은 11월 경북학생축제와 12월 안동학생예전 등에 초청됐으며 지난 6일에는 인근 재활시설에서 열린 경로잔치에서 우리가락을 선보이기도 했다.
안동/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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