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한 용접공의 노력이 ‘19년 관행’ 바꿨다

등록 2015-09-02 20:00수정 2015-09-03 09:21

기능대회 입상했는데 상장에는 회사와 사장 이름만 나와
“정작 입상자 이름은 없어…노동자 개개인의 땀은 묻혀”
국민신문고 두드려 문제 제기…산자부 결국 의견 받아들여
장씨의 이름이 적힌 상장
장씨의 이름이 적힌 상장
“올림픽 단체전에서 입상하면 출전자 이름이 불려지고 모두에게 메달이 주어지지 않나요? 그런데 기능대회 상장에 회사명과 대표이사 이름만 나오는 것은 땀 흘려 일하는 노동자 개개인의 노력을 기억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가 반영된 건 아닐까요?”

지난 6월 보일러 관련 기기 제조업체인 한국미우라공업에서 일하는 장현동(34)씨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는 전국용접기능대회 기업체 단체부문에 출전했다. 밤낮없이 연습한 끝에 2위에 입상했지만, 대회 주관단체인 한국용접공업협동조합으로부터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됐다. 상장과 상패에는 회사명과 대표이사 이름만 기재되고 정작 입상자인 장씨의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장씨는 “회사 대표로 대회에 참가한 것은 맞지만 출전자의 노력이 기록되지 않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이 사실을 안 모리오카 신니치 대표이사도 “당연히 출전한 우리 직원이 상을 받아야지 왜 내 이름으로 상을 받느냐”고 반문했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용접공업협동조합 쪽은 “19회째 대회가 이어지는 동안 한 번도 이런 이의제기가 없었다. 관례상 늘 이렇게 해왔고, 다른 경진대회들도 사정은 비슷하다”며 노동자 이름 표기를 거부했다.

장씨는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접수했고, 결국 산업통상자원부가 그의 의견을 받아들여 ‘무명 노동자’ 관행을 시정하기로 했다. 장씨는 1일 열린 시상식에서 자신의 이름이 적힌 상장과 상패를 받았다.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은 2일 “우리 사회의 이런 관행은 산업 현장에서 그림자처럼 존재하는 숙련기술자에 대한 보상이나 위상이 어떠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 6월에는 세계에서 세번째로 길다는 율현터널 관통식에 정작 2~3년에 걸쳐 터널을 뚫어온 현장노동자들이 초대받지 못한 것을 두고 뒷말이 나오기도 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