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들 앞에서 욕설 한 70대에 벌금 30만원
공공장소에서 경멸적 감정 표현해서 문제돼
공공장소에서 경멸적 감정 표현해서 문제돼
김아무개(75)씨는 지난해 6월1일 정오께 서울 구로구 한 교회 예배실에서 전아무개씨와 시비가 붙었다. 자신과 관련해 헛소문을 퍼트리고 다닌다는 얘기를 들은 김씨는 다른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전씨를 향해 주먹을 쥐고 눈을 부릅뜬 채 노려봤다. 앞서 5월10일에는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한 교회 앞에서 전씨에게 큰 소리로 욕설을 하기도 했다. 동거남의 딸이 맡겨놓은 돈 2000만원을 보관하던 김씨는 전씨에게 경찰에 돈이 없어졌다고 허위신고를 해달라고 했고, 전씨가 이를 소문 내자 갈등을 빚어왔다.
모욕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게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재판장 조휴옥)는 1심과 같이 벌금 30만원을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1심에서 벌금 30만원을 선고받은 김씨는 “전씨가 헛소문을 퍼트리고 다닌 게 너무 분해 주먹을 쥐고 몸을 부르르 떨었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공공장소로 볼 수 있는 교회 예배실 안에서 피해자의 바로 옆으로 다가와 다른 사람이 보고 있음에도 그런 행동을 했다”며 “김씨의 행동은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경멸적 감정을 표현한 것으로 모욕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단 두 사람만 있는 장소가 아니라 여러 사람이 보는 데서 분노를 표출한 것은 모욕죄가 성립한다고 본 것이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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