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 세번째 소환된 정준양 전 포스코그룹 회장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며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티엠테크’ 특혜수주 의혹 이어
청소용역업체 ‘이앤씨’도 조사
협력업체에 일감 몰아줘
자금 전달하는 방식 확인
검 “이제야 이권 제공 구조 파악”
포항지역인사 7인 모임 ‘칠천회’
포스코-지역정계 유착 핵심 떠올라
청소용역업체 ‘이앤씨’도 조사
협력업체에 일감 몰아줘
자금 전달하는 방식 확인
검 “이제야 이권 제공 구조 파악”
포항지역인사 7인 모임 ‘칠천회’
포스코-지역정계 유착 핵심 떠올라
포스코 수사에 관여하고 있는 검찰 간부는 10일 “이제야 포스코가 지역 정·관계 인사들에게 이권을 제공하고 관계를 맺는 구조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게 됐다”며 “(이들에게 이권을 제공한) 포스코 협력업체에 대한 추가 수사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6개월 이상 회사 내부비리를 파헤치는 방식으로 진행되던 포스코 비리 의혹 수사가 ‘엠비(MB·이명박) 정권’ 실세들을 겨냥한 불법 정치자금 수사로 급속하게 무게추를 옮겨가고 있다. ‘협력업체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불법 정치자금 전달이 뒤늦게 확인됐기 때문인데, 경북 포항에 연고를 둔 유력자들을 일컫는 이른바 ‘영포 라인’ 인사들 여럿이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건설 임직원들의 비자금 조성에서 포스코 본사의 협력업체를 통한 정치자금 수사로 본류가 옮겨갔다는 뜻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조상준)는 이상득(80) 새누리당 전 의원의 측근 박아무개씨가 실소유주였던 티엠테크의 특혜 수주 의혹에 대해선 어느 정도 조사를 마무리한 상황이다. 검찰은 이 전 의원의 포항 지역 사무실을 운영했던 박씨가 배당수익 등으로 20억원가량을 챙겨 이 가운데 15억여원을 사무실 운영비 등으로 사용한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르면 다음주 이상득 전 의원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의 다음 타깃은 청소용역업체 ‘이앤씨’다. 이 업체 대표 한아무개(63)씨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팬클럽인 ‘엠비연대’ 대표를 맡았던 인물로, 이병석(63) 전 국회부의장(새누리당 의원·경북 포항북)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한씨가 일감을 따내는 과정에 이 전 부의장과의 친분 관계가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포항 지역 유력자들로 구성됐다는 ‘칠천회’란 모임이 관심을 끈다. 사정기관과 포스코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칠천회는 포항 지역 정가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7명의 지역 인사들이 만든 모임인데, 이들은 포스코 협력업체를 통해 이익을 얻어 매달 1000만원씩 모두 7000만원을 모아 이 가운데 상당액을 전 정권 실력자에게 ‘상납’해왔다고 한다.
포항 지역 사정에 밝은 포스코 한 관계자는 “이상득 전 의원과 가까운 지역 정계 핵심 인사들로 구성된 칠천회라는 모임이 있다. 검찰이 포스코와 지역 정계의 유착 관계를 정조준한다면 칠천회가 중심이 될 것”이라고 했다. 검찰 관계자도 “최근 칠천회 첩보를 입수했으며 (소문의) 진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정준양(67) 전 포스코그룹 회장을 3일과 9일에 이어 10일 세번째로 소환해 이들 협력업체에 일감을 몰아준 경위 등을 집중 조사했다. 검찰은 전·현직 포스코 임직원한테서 “정 전 회장 지시로 티엠테크와 이앤씨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 전 회장을 한두차례 더 소환 조사한 뒤 사전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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