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여성을 납치 살해한 혐의로 공개 수배된 김일곤씨가 17일 오전 검거돼 서울 성동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충남 아산의 한 대형마트 주차장에서 여성을 납치해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일곤(48)씨가 검찰에 송치됐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범행 석 달 전부터 여성을 납치하기 위해 치밀한 계획을 세워온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25일 오전 김씨의 범행에 대한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해 전과 22범의 식자재 납품업자 김씨에게 살인예비, 강도살인, 사체손괴 등 모두 9가지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 5월 접촉사고가 난 뒤 보상 문제로 원한관계가 된 20대 남성을 살해할 결심을 한 뒤, 6월 초부터 이 남성을 유인하기 위해 미끼로 쓸 여성을 납치하려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김씨가 자신의 복수 상대 28명의 명단을 적은 메모지를 작성한 것도 이 시기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에서 김씨는 “처음부터 죽일 의도는 없었다. 여성이 계속 도망가고 살려달라 소리치자 목을 졸라 죽였다”고 진술했는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김씨의 진술이 피해여성의 사인과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김씨가 피해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 훼손해 유기했다. 유기한 장소를 계속 수사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앞서 김씨는 지난 9일 충남 아산에 있는 대형마트 주차장에서 쇼핑을 마친 여성을 흉기로 위협해 납치한 뒤 같은 날 오후 4시께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차량 트렁크에 주검을 싣고 다니던 김씨는 11일 서울 성동구에서 이 차량에 불을 지르고 도주했다. 김씨는 17일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해 동물의 안락사약을 구매하려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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