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심재철)는 여러 차례 외국 원정 도박을 한 혐의(상습도박)로 정운호(50)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를 30일 소환조사했다. 정 대표는 마카오에서 100억원대 도박을 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7월 마카오, 캄보디아, 필리핀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범서방파’, ‘학동파’, ‘영산포파’ 등의 조직원들이 도박장을 열고 한국인들을 끌어들인 혐의(도박장소 개설 등)를 확인해 정아무개(65)씨를 비롯한 조직폭력배 5명을 구속기소했다. 또 같은 달 조직폭력배들이 운영하는 도박장에서 상습적으로 원정 도박을 한 혐의로 코스닥 상장업체 대표 오아무개(54)씨를 구속 기소하고 다른 기업인 정아무개(48)씨를 불구속 기소하기도 했다.
정 대표의 혐의는 최근 검찰이 범서방파 계열 폭력조직 소속인 이아무개(39)씨를 구속하면서 상당 부분 드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조직폭력배들은 나라별로 나눠 도박장을 개설했는데 범서방파 계열이 담당한 지역은 주로 마카오였다. 검찰은 마카오의 호텔 카지노방을 빌려 도박장을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씨가 한국에 입국하자 곧바로 체포한 뒤 24일 구속했다. 검찰은 이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정 대표가 마카오 도박장에서 도박을 벌였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는 2003년 화장품 회사인 더페이스샵을 창업한 뒤 2010년 이 회사를 매각해 2000억여원의 차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는 역시 화장품 회사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를 맡고 있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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